"독자들이 잘보고 있다고 전해올 때가 가장 행복하죠"

윤희영 조선일보 편집국 편집위원

조선일보에 ‘윤희영의 News English’ 8년째 연재
시사 상식 넓히고 영어 표현 익힐 수 있어 호평

 

윤희영 조선일보 편집국 편집위원 ‘윤희영의 News English’는 조선일보 독자라면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윤희영 편집국 편집위원이 2010년부터 8년째 연재하고 있는 이 칼럼은 조선일보 오피니언 면에 매주 두 차례(화·목)에 실린다. 칼럼을 읽으면서 시사상식도 넓히고 영어 표현도 익힐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원고지 7장 분량의 칼럼이지만 충성 독자가 많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 영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동교동계 맏형 권노갑씨는 이 칼럼을 즐겨 본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고, 전직 금융권 고위 인사는 ‘News English' 부분을 스크랩한 걸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윤 위원은 젊은 독자들을 위해 이 칼럼을 시작했다. 처음엔 블로그에 썼다가 신문 연재로 진화했다. “고교생, 대학생, 직장인 등 젊은 독자들에게 취업이나 진학에 도움이 되는 데 뭐 없을까 생각해 시작했어요. 부담 없이 읽으면서 시사상식도 공부하고 영어 표현도 익히면서 작문도 할 수 있도록 했죠.”

 

그는 독학파다. 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유학을 떠나지도 못했다. 시쳇말로 막고 품었다고 할까. 특히 신문은 외국어 공부의 훌륭한 교사였다. 신문에서 주요 기사를 쭉 읽고 난 뒤 영자신문에서 같은 내용의 기사들을 찾아 읽으며 공부했다. 그렇게 정면 돌파로 한국어·영어·스페인어 동시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런 경험 때문일까. 학창 시절 수학을 잘 못했던 수학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것처럼 독학으로 외국어를 공부했던 그는 독자들이 어떤 수준의 영어를 필요로 하는지 공감하려 애쓴다. 칼럼의 소재로 정보와 재미, 가슴 훈훈한 이야기가 고루고루 담긴 뉴스를 고집하는 이유다.

‘윤희영의 News English’는 조선일보 오피니언 면에 매주 두 차례(화·목)에 실린다.

 

소재 찾기는 칼럼의 시작이자 끝이다. 구글에 ‘Korea’란 단어가 들어간 기사는 전부 이메일로 받아보고, 미국·영국의 유력 일간지들을 비롯해 전 세계 뉴스 사이트를 여기저기 찾아다닌다. 그중에서 표현이 다채롭고 고급스러운 기사 2~3개를 추려 하나하나 대비해가며 칼럼으로 쓴다. 

 

8년간 연재한 것으로도 이 칼럼에 대한 독자 반응을 지레짐작할 수 있다. 하루는 엄마와 딸이 신문사로 찾아왔다. 딸이 미국 고등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는데 칼럼 도움을 받았다며 인사차 온 것. 게임에 빠져 있던 한 중학생은 'News English'를 필사하더니 생일 선물로 영어 원서를 사달라고 엄마한테 졸랐고, 연세가 드신 독자는 칼럼을 스크랩해 손자들에게 쥐어줬다는 사연을 보내왔다. 그는 "고맙고 행복하다"고 했다.

 

윤 위원은 나이 서른에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한양대와 외국어대 등에서 3년간 강의를 했고, 88 서울올림픽 개막식 땐 스페인어 통역을 하기도 했다. 1990년 2월에 입사했으니 올해로 기자생활 28년차다. 사회부, 국제부, 뉴욕특파원을 거쳐 편집국 편집위원으로 근무 중인 그는 납활자 조판부터 디지털까지 경험한 베테랑이다.

 

윤 위원에게 외국어 잘하는 팁을 물었더니 자신도 모른다며 웃었다. “언론사 홈페이지마다 영문판이 있어요. 영어로 번역된 기사들을 한글판과 대비해서 보면 도움이 되죠. 영어 자막이 있는 한국드라마 즐겨 보세요.(웃음)” 그는 인기 연재 칼럼의 여세를 몰아 3월부터 조선일보 저널리즘 아카데미에서 ‘이런저런 English’ 강좌를 강의한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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