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만 늘어놓는 최남수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최남수 사퇴를 요구하는 YTN 노조 파업이 49일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YTN 구성원들이 상암동 YTN 사옥 1층에서 파업 집회를 벌이고 있는 장면. YTN 노조 제공 이 모든 것은 최남수씨가 사장으로 오면서 시작됐다. 적폐청산이나 공정방송과 어울리지 않은, 두 번이나 YTN을 떠났던 그가 사장에 내정되면서 발아됐던 YTN 사태는 취임 직후 노사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면서 되돌릴 수 없게 됐다. 그 과정에서 나온 이명박 칭송 칼럼과 성희롱 발언이 담긴 트윗은 언론인 자격까지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최남수 사퇴를 요구하는 YTN 노조 파업이 49일째 이어지고 있다. 20일 상암동 YTN 사옥 1층에서 열린 파업 집회에 200여명의 구성원들이 참가했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생계 문제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80%를 넘나드는 참여율에서 보듯 파업 대오는 흔들리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좋은 뉴스를 통해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싶다는 일념에서다.

 

방송이 파행되건 말건, YTN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건 말건 최남수씨는 사장 자리만 지키면 된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노조 공격에 앞장섰던 인물을 노조 대응 업무의 책임자로 세우고, 파업 사태와 관련이 없는 YTN방송노조를 끌어들여 대화를 제안하고, ‘합의는 없었다’고 강변하면서 합의 파기 책임을 YTN 노조에 돌리고 있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의 당당한 목소리를 ‘폭력과 폭언, 인격 모독을 자행하는 행위’로 폄훼하고 있다. 이쯤 되면 말로만 대화 운운이지 사실상 대화 제의가 허울뿐이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남는다.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최남수 사장을 해임해 달라”는 노조의 청원을 거부한 YTN 이사회가 내년 3월 중간평가 실시 등 세 가지 입장을 밝힌 사흘 뒤인 지난 16일, 최남수 사장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은 경영자로서 무능을 새삼 확인하게 해줬다. 적어도 사장이라면 파업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 대한 사과와 구성원들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을 담아야 했다. 하지만 “누구의 아바타도 아니다” “유약하거나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다” “원칙을 지키는 일에는 단호하며, 부당한 일에는 굴복하지 않는다” “개혁적인 정치 지향을 평생 가져온 사람이다” 등 변명을 늘어놓거나 자기 홍보에 급급했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없고, 물밑접촉 등 대화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최남수 사장에게 YTN 이사회의 대화 주문은 무책임의 극치다. 외려 방송 파행 사태만 장기화시킬 뿐이다. YTN은 공기업들이 대주주로 구성된 준공영언론사다. YTN 이사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28일 주주총회에서 새로 재편될 YTN 이사회의 첫 임무는 최남수 해임이다. 방송 주무부처인 방통위의 안일한 대처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 파행이 계속되면서 24시간 뉴스채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 이하의 방송이 나가고 있는 현실을 왜 방관하고 있는가. 방통위는 YTN 사태 해결에 필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우리는 YTN 정상화의 시작이 최남수 사퇴에 있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급여를 두 달째 받지 못하면서, 답답한 미래에 밤잠을 설치면서도 공정방송 열망을 이어가고 있는 YTN 구성원들의 결연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최남수 사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는 산산이 무너졌다. YTN에 티끌만 한 애정이 있다면 더 이상 구차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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