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신문이던 중앙SUNDAY(선데이)가 지난 17일부터 토요일 발행을 시작했다. 제호는 그대로 ‘일요일’이다. 21일 만난 박승희<사진> 선데이 편집국장은 “주말 내내 읽히는 신문을 만들겠다는 의미”라며 “다른 토요판에선 볼 수 없는 기사들로 지면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주말 신문으로 새롭게 태어난 선데이는 기존보다 4개면 늘어난 36개면으로 독자와 만난다. 배달 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넓어졌다. 비교 상대가 없던 일요일을 떠나 토요판 경쟁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여러 변화 속에서 가장 중점을 건 콘텐츠 강화다. 지난 1월 취임한 박 국장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분석 기사, 기자 기명코너를 지면 곳곳에 배치했다. 선데이국 별도의 탐사보도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들이 선보인 <비트코인의 그늘> 기획기사는 17일자 1~5면에 걸쳐 보도됐다.
“독자들에게 차별화한 콘텐트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모든 기사가 포털로 흡수되다보니 뉴스 소비자가 굳이 A신문, B일보를 찾지 않게 된 겁니다. 디지털 시대에서 붕어빵처럼 똑같은 기사로는 살아남을 수 없잖아요. 선데이에서만 읽을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했습니다. 그 답 중 하나가 탐사보도였고요.”
선데이 탐사보도팀은 차장, 10년차, 5년차 등 기자 3명으로 출범했다. 박 국장은 지금 이들이 어디에서 어떤 아이템을 취재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출입처를 벗어나 취재하고 싶은 걸 취재해라, 인력이 부족하다면 지원하겠다, 완성 단계에서 보고하면 된다.’ 그가 탐사보도팀 후배들에게 전한 말이다.
그 역시 중앙일보가 1998년부터 21명 규모로 운영했던 탐사보도팀 출신이다. 당시 한 달에 한 번 꼴로 기사를 쓰면서 오래 또 길게 취재했다. 그 경험이 기자생활에 큰 자산이 됐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요. 이것도 기자에 대한 투자거든요. 기자의 성장과 고품질 콘텐트 생산, 두 가지 효과가 있는 셈이죠.”
박 국장은 선데이 중견 기자들에겐 또 다른 차원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말 선데이는 분사와 기자들 소속 변경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조직개편을 앞두고 ‘선데이행=구조조정’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오해가 있었다며 선을 그었다.
“지금 선데이에 있는 기자들을 보면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어요. 전체 인력도 20여명에서 30여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뛰어난 기자들이에요. 경험 많고 숙련된 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선데이입니다.”
그는 선데이가 변화를 시작했다는 의미만 있을 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했다. 목표는 토요판 시장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신문이다. “다른 언론사들도 생존을 위해 같은 고민을 할 거예요. 그럼에도 우리는 늘 실험하고 실천하고 있어요. 고여 있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할 겁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콘텐트를 찾고 또 나아가야죠.”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