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이동희)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입국 현장에서 경호원이 기자를 폭행한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대표의 공식사과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기자협회는 17일 성명을 내고 “1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NCT를 취재하던 본회 소속 김 모 기자(아시아투데이 편집국 사진부)에게 가해진 폭행을 규탄하며, 주최 회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책임 있는 사과와 근본적인 재발방지책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16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인 NCT127 멤버들이 러시아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로 귀국하던 중 경호업체 직원이 입국 동선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취재를 하고 있는 기자에게 다가와서 손으로 얼굴을 내리치며 욕설을 가했다.
사진기자협회는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사진기자는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으며 카메라, 렌즈, 플래시 등 취재장비 일체가 파손됐다”며 “해당기자는 신분을 밝히고 항의했으나 NCT127 매니저는 또 다시 거친 욕설과 폭언으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사진기자협회는 “이번 기자 폭력사건을 국민의알권리에 대한 폭력으로 규정한다”며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해당 사진기자에 대한 공식사과 △폭력을 가한 가해자와 이를 방조한 매니저에 대해 엄중한 처벌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피해보상 △재방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처리과정을 주시할 것이며 위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행을 당한 김 모 기자에 따르면 사건 발생 정황은 성명 내용과 다르지 않다. 김 기자는 1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원래 게이트 B로 나올 걸로 알고 라인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게이트 C로 나왔고 (B쪽에) 라인정리를 하고 있다가 저와 타 매체 영상기자가 그쪽으로 가서 항상 해오던 대로, 동선 방해가 안 되게 찍고 있었다. 그런데 욕설과 함께 손이 날아오더라”라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이어 “‘왜 욕을 하고 때리냐’고 항의를 하고 ‘라인 밖에 나와서 얘기하자’니 ‘NCT127을 차에 데려다주고 얘길하자’고 했다. 도망갈 수 있으니 따라갔다”며 “경호원 등은 ‘너가 동선을 방해하며 찍었다. 그래서 뭐라고 한 것’이라고 했고, 저는 ‘방해도 안 했고, 말이 안 된다’며 옥신각신했다”고 부연했다.
김 기자는 “제가 ‘때린 걸로 고소할 것’이라고 하니 저쪽도 ‘초상권 침해로 고소하겠다’고 하고 증거도 없어 답답해 하던 차 타 매체 영상 기자가 와서 영상을 보여줬다”며 “그때서야 인정을 했다. ‘모스크바 다녀오며 너무 힘이 들어 그렇게 됐다’며 갑자기 인정을 하더라”라고 전했다.
김 기자는 “그동안 팬들이 경호 측에 맞는 일도 많았는데 매니저는 이날 ‘너가 기자인 줄 어떻게 아냐’, ‘기자인 줄 모르고 그랬다’고 하더라”며 “아니 그럼 팬이면 때려도 되는 건가. (내가 맞는) 영상을 봤는데 표정변화 하나 없이 당연한 일을 했다는 얼굴이더라. 팬들은 습관적으로 맞고 다닌다는 얘기 밖에 더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현재 김 기자는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시린 등의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오후 경호업체 대표와 해당 경호원, SM 측 관계자 등과 만나기로 한 상태다. 박성일 아시아투데이 사진부장은 “경호업체엔 형사, SM 측엔 민사 소송을 고려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