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어떤 '질문' 던져야할지 질문하라

[언론 다시보기]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질문’의 중요성은, 좋은 표현이 아니지만 강조하기 위해 굳이 ‘성문영어’식 표현을 쓴다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인슈타인은 주어진 1시간 중 55분을 올바른 질문을 알아내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적절한 질문이 무언지 안다면, 정답을 찾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음미해보자. “If I had an hour to solve a problem and my life depended on it, I would use the first 55 minutes determining the proper question to ask, for once I know the proper question, I could solve the problem in less than five minutes.”


그러나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르다. 정말 그렇다. 일상 속에서 지금 우리는 무작정 ‘정답’을 찾겠다고, 주어진 1시간을 모두 쓰고 있는 건 아닌가.


#‘기자와 질문’에 관해서라면,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도 회자되는 장면이 있다. 2010년 서울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담 폐막식 기자 회견장. 국내외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국인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었지만,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결국 기회는 중국 기자에게 넘어갔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서 그랬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만일 무엇을 질문할지 고민해보지 않아서 그랬다면 그건 문제다.


#소셜미디어 시대를 맞아 기자에게 ‘질문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인터넷 세상에 ‘글과 영상 올리는 전문가들’이 즐비해졌기 때문이다. 우리 기자들이 그들보다 유리한 것이 있다면, 그건 ‘질문할 수 있는 특권’이다. 그들이 갖고 있지 않은, 누구에게나 질문할 수 있는 ‘자격증’ 말이다. 그 소중한 특권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기자들이 생존할 땅은 없다.


#기자와 언론사를 위협하는 테크놀로지의 시대, ‘올바른 질문’은 사활이 걸린 문제다. 포털, 소셜미디어, 나아가 AI, 로봇의 시대다. 포털과 SNS의 공세도 힘겨운데, 조만간 습격해올 AI와 로봇의 파급효과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기자 개인은 직업의 안위를, 언론사는 조직의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 외부에서 보기에는 여전히, 무작정, 분주하게, ‘정답’만 찾으려 주어진 1시간의 대부분을 쓰고 있는 듯하다.


기자 개인, 언론사라는 조직 모두, 지금 자신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질문해야 한다. 테크놀로지와 대결하지 않고, 동시에 테크놀로지에 체념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테크놀로지에 올라타 활용하며 생존하고 번성할 것인가.


기자마다 언론사마다, 갖고 있는 장점과 처한 상황에 따라, ‘올바른 질문’의 내용은 달라야 한다. 그 질문을 질문하는 데에 시간과 열정의 90% 이상을 쓰며, ‘올바른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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