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전실, 노조 와해 개입 의혹'

[제332회 이달의 기자상] SBS 김기태 기자 / 취재보도1부문

SBS 김기태 기자. 삼성그룹에 있어 ‘노조’는 금기어였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삼성’은 성역이었습니다. 때문에 삼성그룹의 노조 문제는 수사나 사회적 압력을 통해서도 해결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도그마였습니다. 2013년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삼성 노조 관련 문건에 대한 과거의 검찰 수사가 이를 증명했습니다.


올해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수사를 위해 삼성전자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노조와 관련된 문건 6000여 개를 확보했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의 노조 관련 문건으로 알려진 이 문서들을 바탕으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기대는 높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경험칙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SBS 법조팀은 도그마는 깨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섣불리 취재를 포기하면서 언론이 도그마를 강화해 왔던 것 아닌가 반성했습니다. 이런 반성은 한 달여가 넘는 기간 동안 SBS 법조팀 구성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취재를 하는 원동력이었습니다. 두려움과 패배감에 입을 닫았던 사람들, 불의에 동조했지만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들의 입을 열게 하는 동력이었습니다.


수십 명을 만나 끈질기게 설득하고, 파편화된 사실을 모은 진실은 놀라웠습니다.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진실은 더 충격적이었고, 가려져 왔던 사실은 왜 현재가 지금과 같은 모습인지를 설명했습니다. 삼성 노조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변화의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감시하겠습니다.


좋은 보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주신 표언구 부장, 김윤수 팀장을 비롯한 법조팀 선후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메일로 회사 전화로 취재 단서를 전해주신 익명의 제보자분들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입을 열어주신 삼성의 전·현직 내부 관계자 분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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