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언론노조 "성평등, 중요한 가치"

작년 전체 조합원 57% 여성... 공영방송 여성 CEO 취임도

핀란드 언론인들은 대부분 노조나 각 협회에 가입해 있다. 그 중 핀란드 언론노조(UJF)는 약 1만5000명을 회원으로 둔 조직으로, 사용자와 단체협약 협상을 하는 핀란드 유일의 언론인 단체다. 핀란드는 유럽의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산별노조 중심이다. UJF는 회원들의 이익 증진을 위해 미디어산업연맹(Medialiitto)이나 공영방송 Yle 등과 2년마다 단체협약 협상을 하고 임금 등 고용 조건의 최소 수준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UJF에는 현직 언론인 뿐 아니라 은퇴한 언론인(25.5%)이나 프리랜서(9.4%), 실업자(7.6%) 등도 가입돼 있다. 프리랜서는 원칙적으로 단체협약의 대상이 아니지만, 기사 납품 조건 등에 관한 일반적인 관례에 대해 협상을 대신하고 있다.


단체협약은 하루 7.5시간 근무와 연차 휴가 제도를 보장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등으로 초과 근무가 빈번하게 발생하곤 한다. UJF는 회원들에게 초과근무 사실을 보고하고, 그에 대한 임금을 청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UJF 국제 업무 담당 유하 레꼴라는 “정상적인 근무 시간으로는 미디어가 작동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좋은 저널리즘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기자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UJF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는 ‘평등권’이다. UJF는 스스로를 ‘성평등 노조(gender equality union)’라고 소개한다. 이미 20년 전에 여성 회원의 수가 남성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전체 조합원의 57%를 여성이 차지했다. 핀란드 언론노조 위원장 한네 아호 역시 여성이다. 핀란드에서 성평등은 언론 뿐 아니라 대부분의 업계에서 중요한 주제이며 사회의 각 중요한 분야에 여성이 진출해 있다. 핀란드의 교육문화부 장관 산니 그란 라소넨은 83년생의 여성이며, 공영방송 Yle는 다음달 1일 여성 CEO의 취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핀란드에도 ‘유리천장’은 존재한다. 이 때문에 UJF는 여성과 남성에 대한 동등한 보수를 지원하는 급여 시스템을 개발하고, 노조 대표나 기타 직책에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배치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UJF는 “저널리즘의 성평등 관점을 제고하는 것이 노조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핀란드=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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