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후보자 "KBS 인력 고령화…명예퇴직 계획 짜는 중"

청문회서 KBS 인력 구조 문제 도마 위에 올라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KBS 인력 구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은 KBS에 간부급 인력이 너무 많다며 상위직급 폐지 등 구조적 개혁을 촉구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를 비판할 때 주로 나오는 얘기가 간부진이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70% 이상이 간부진이고 억대 연봉이 너무 많다고 한다. 상위직급 폐지, 보직자 축소 등 구체적 계획을 말해 달라. 또 대량해고가 있을 거라던데 진위를 말해 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양승동 사장 후보자는 “보직자 비율이 16% 정도 되는데 더 낮출 계획”이라며 “관리 직급부터 서열화가 돼 있는데 내년 상반기부터 직급을 일 중심으로 바꾸고 실무형 그룹과 보직책임자 그룹, 전문가 그룹으로 나눠 개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량해고설과 관련해선 “대량해고는 가능하지 않다. 근로기준법상 노사 합의를 전제해야 하는데 노조가 합의해줄 리 없다”며 “인력이 고령화돼 있어 조건이 부여된다면 명예퇴직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데 구체적인 명예퇴직 계획은 세우지 못 했다. 내년 상반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도 직급체계와 관련한 자구안을 주문했다. 김경진 의원은 “KBS에서 억대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이 51.6%라고 들었다. 총 인원이 4600여명 되는데 그 절반이 억대 연봉을 받는 셈”이라며 “최근 5년 동안 신규직원도 많이 뽑지 않아 인적 구조가 역분수다. 10년 전부터 고위직급 구조조정 얘기가 나왔지만 실행되지 않았는데, 내년 3월까지는 분명한 계획이 마련되고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승동 사장 후보자는 이에 “감사원 지적사항이고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상황이다.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사내 설명회와 공청회,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근기법상으로도 합의를 하게 돼 있고 이사회 의결도 필요한데,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고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KBS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에선 디지털 전략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현재 홈페이지 개발은 KBS가 하고 운영은 자회사가 하는데 적절한 방식인지 의문이 든다. 홈페이지 디지털 경쟁력을 봐도 KBS는 전 세계에서 1만3000등 밖, 국내에선 198위고,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의 경우도 뉴스 분야에서 33위에 머문다”며 “또 국내형 넷플릭스를 주도하겠다고 했는데 지상파 3사가 뛰어든 푹(POOQ) 서비스는 국내 OTT 동영상 서비스 1위지만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면에서 넷플릭스와 비교가 안 된다. 경쟁이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9시 뉴스 앵커의 남녀 연령차를 지적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년간 9시 뉴스에 출연한 남녀 진행자 평균 연령 차이가 17.7세”라며 “남자는 50대, 여자는 30대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방송법을 보면 특정 성이 다른 성보다 열등하다는 고정관념을 조장하면 안 된다고 나와 있다. KBS가 젊고 아름다운 여성만 9시 뉴스 앵커를 맡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양 후보자가 선서를 한 뒤 노웅래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선 지난 3월 청문회 때와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던 질의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특히 양승동 사장이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양승동 사장 후보자는 “계속 논란이 초래된 것에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 노래방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됐다는 지적을 받고 상당히 당혹스러웠는데 최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날 저녁 회식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본 결과 노래방에서 16만원 상당을 결제했지만 그곳에서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지는 않았다”며 “그럼에도 참사 당일 그런 모임을 가졌던 건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세월호 유족에게 사과를 드렸고 의원과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양승동 사장 후보자는 청문회 이후 대통령 재가를 받으면 사장직을 연임하게 된다. 임기는 앞서 해임된 고대영 전 사장의 잔여 임기가 끝나는 11월24일부터 3년간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