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폭언 논란' 방정오 TV조선 대표 사퇴… 횡령 의혹엔 침묵

디지틀조선, 사택기사 임금 지급
방 전무, 지분 가진 등기이사
"회삿돈으로 고용했다면 횡령"

방정오<사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가 초등학생 자녀의 폭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방 전무는 지난 22일 “자식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통감하며 TV조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방 전무는 자신의 가족으로부터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운전기사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데 대해 다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등기이사로 있는 디지틀조선일보를 통해 운전기사를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해온 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지난 16일 MBC 보도에 따르면 방 전무의 자녀 수행을 맡아온 운전기사의 임금은 디지틀조선에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틀조선은 인터넷에 올린 ‘사택기사’ 채용공고에서 ‘자녀 2명 학교 및 학원 등·하교’와 ‘사모 수행’을 담당 업무로 명시한 바 있다.


방 전무는 디지틀조선의 지분 7.09%를 보유한 상근 등기이사다. 등기이사가 회사 돈으로 개인 기사를 고용한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27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개인 업무를 위한 운전기사는 개인이 별도로 고용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디지틀조선의 묵인 아래 방 전무가 내야 할 돈을 회사가 대신 내온 것으로 확인된다”며 “방 전무와 디지틀조선 대표이사 등을 배임과 횡령으로 내주쯤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 전무의 ‘대표직 사퇴’도 현재로선 모호하다. 27일 현재 TV조선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방 전무가 공동 대표이사인 것으로 기재돼 있다. TV조선 관계자는 “그 부분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만 안다”고 말을 아꼈다. 본사인 조선일보에서도 이와 관련해 어떤 공식적인 입장이나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방 전무의 사퇴 소식은 지난 22일 조선닷컴(온라인) 기사로만 처리됐다.


한편 방 전무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차남으로 2006년 조선일보 총무국에 입사, 8년 만인 2014년 TV조선 임원(상무)으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5월 TV조선 대표이사 전무에 취임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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