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경선 불법 무더기 구속'

[제338회 이달의 기자상] TBC 보도팀 권준범 기자 / 지역취재보도부문

TBC 보도팀 권준범 기자. “경선 결과에 승복합니다. 하지만, 저의 정치 인생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이재만 전 최고위원은 결연해 보였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패배한 실망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다음 목표는 총선이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도 모두의 관심에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대구 정치가 왜 이 지경이 되었던가. 생각해보면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늘 집토끼 취급을 당했고, 정권을 내준 뒤에는 산토끼 취급을 받았다. 다른 선택지도 없었다. 불법으로 선거판을 어지럽혀도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이니 생각하기 일쑤였다. 또 이러기를 반복할 것인가? 후속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의 친누나가 공천 신청자에게 불법 착신 전화 개설을 종용하는 녹취록을 시작으로 후속 보도가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도 몰랐던 일이라고 발뺌했다. 선거 캠프 관계자와 공천 탈락자를 쫓아다니며 추가 팩트를 확인했다. 여러 번의 설득 끝에 경선 투표 당일 조직적인 대리 투표가 이뤄졌고, 대포폰으로 실시된 불법 여론조사의 배후에도 이 전 최고위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재만 전 최고위원 등 6명이 구속되고, 59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번 보도는 특정인을 겨냥한 게 아니었다. 보수 민심에만 기대온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 그 누구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곳에 왜 보수 정치인이 없는가?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다양해져야 한다. 경쟁을 시켜야 진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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