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의,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를 위한… 노종면의 '더뉴스'

[인터뷰] 10년 만에 복귀한 노종면 YTN 앵커

YTN 신설 뉴스 프로그램 ‘더뉴스’로 10년 만에 앵커로 복귀한 노종면 기자가 지난 5일 서울 상암 YTN사옥에서 기자협회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YTN 제공

YTN 앵커석에 다시 앉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노종면 기자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뉴스로 돌아왔다. <노종면의 더뉴스>(이하 더뉴스) 방송 사흘째이던 지난 5일 서울 상암 YTN사옥에서 만난 노 기자는 “부담감이 크다”면서 “10년 전과 다른 지금의 뉴스 시스템에 완벽히 적응하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더뉴스>는 지난 3일부터 평일 오후 2~5시 시청자와 만난다. 노 기자는 이 프로그램의 앵커이자 책임자다. 그는 첫 방송에서 “10년 만에 인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 순간 어떤 기분이었을까. “나이 들면서 괜히 울컥할 때가 많아졌거든요.(웃음) 오프닝 멘트에 ‘복귀, 10년’ 이런 단어는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뉴스 예고영상 촬영 때 그 멘트가 있더라고요. 막상 해보니 괜찮길래 첫 방송에서도 ‘10년 만에 복귀한다’고 딱 한 마디 했어요. 실수는 없었지만, 솔직히 마음속에서 뭔가 올라오는 느낌은 있었어요.”


YTN 간판 앵커였던 그는 지난 2008년 낙하산 사장 선임에 반대하다 해고됐다. 지난해 9년 만에 복직했지만, 올해 초 ‘최남수 사장 사태’가 불거지면서 다시 투쟁에 나서야 했다. 결국 최 전 사장은 사퇴했고 지난 9월 정찬형 사장이 취임했다. 정 사장은 노종면·현덕수·조승호 등 해직기자들과 YTN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난 3일자 뉴스 프로그램 전면 개편이 첫 결과물이다.


노 기자가 진행하는 <더뉴스>는 YTN의 메인 전략뉴스 중 하나다. 주중 오후 2~5시, 3시간동안 인터뷰, 대담, 현장중계 등으로 주요 이슈를 깊게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뉴스의 정수를 지향하겠다, 한 발 더 들여다보겠다, 조금 더 나아지겠다 등의 다짐을 담아 ‘더 뉴스(The News)’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YTN 안팎에서 노 기자에게 쏟아지는 기대가 크다. 그만큼 그의 어깨는 무겁다. 카메라 앞에선 태연해 보이지만 그는 10년 전과 다른 뉴스 제작 시스템에 하루하루 적응하는 중이다. 노 기자는 “제가 뉴스룸에서 편해져야 우리 프로그램이 안정될 것 같다”며 “앵커에게 여유가 있어야 신뢰감이 묻어나고, 뉴스 진행이 매끄러워지고, 전달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는 뉴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과거 돌발영상처럼 새로운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기획할 땐 ‘이 정도면 의미 있지 않을까? 시청자에게 먹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확신이 있었다. 실제 시청자 반응도 상당했다. 그러나 새로운 뉴스를 준비하면서 10년 새 시청자와 미디어 환경 모두 변화했다는 걸 체감했다.  


“지금은 시청자가 원하는 수준이 너무 높아요. 그걸 못 맞출까 봐 두렵기도 하고요. 시청자가 ‘너희 뉴스가 나에게 도움이 돼?’라고 물으면 궁색한 답변만 늘어놓을 수 있는 거죠. 앵커는 뉴스의 맥락을 짚어주고 의미를 분석해야 해요. 뉴스를 최일선에서 전달하다 보니 그런 압박이 더 큰 것 같아요.”


그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책임감과 절실함 때문일 것이다. YTN은 식당, 금융기관 등 공공장소 시청층을 공략하기 위해 <더뉴스>를 평일 오후 시간대에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가구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공공장소 시청층이 YTN의 매체력 상승을 이끈다고 판단해서다.


노 기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뉴스 프로그램에 ‘노종면’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노종면 앵커의 멘트를 들으면 기사가 쉽게 이해되더라, 저 앵커가 이야기하면 주목하게 되더라, 저 앵커의 질문은 우리가 물어보고 싶은 거였어, 그래 저런 대답을 듣고 싶었어.’ 이런 반응이 그가 바라는 <더뉴스>의 지향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해고되기 전에 뉴스를 굉장히 잘했다고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웃음) 그런데 앞으로는 안 그럴 것 같아요. 지금 시청자의 시선은 ‘얼마나 잘하나 볼까?’가 아닐까요. 버겁지만 잘해야죠. (10년 뒤엔) 노종면 뉴스는 맘 편히 믿고 봤다는 말을 듣는다면. 어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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