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을 위해 기존 언론들이 사활을 걸고 변화를 시도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매체인 신문과 방송 모두 뼈를 깎는 변화 노력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명백해졌다. 지상파 TV와 신문의 영향력 감소는 통계로 증명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용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뉴스를 이용하는 창구 기준으로 포털(35.8%)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종편(24.4%)과 지상파(21.7%) 순이었다. 신문은 겨우 2.3%에 불과했다. 지상파와 신문 등 올드 미디어의 약세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활자매체의 약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 신문이 어떤 식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종편과 대안미디어가 성장하는 가운데 지난 10년간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체력을 키우지 못한 지상파 TV의 하락도 예고된 일이었다. 중간광고 허용이라는 숙원까지 해소된 만큼 지상파 역시 환골탈태의 노력 없이는 등 돌린 시청자를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유튜브의 약진과 언론사들의 대응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8월 전국의 성인남녀 12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7%가 1주일에 하루 이상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네이버와 같은 포털에 기댔던 기존 언론들이 너나할 것 없이 유튜브에 적합한 영상제작에 뛰어드는 것은 그래서 일터다. 기존 언론들이 오랫 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를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주목된다.
올 상반기 본격화될 네이버 뉴스 개편에 대한 언론의 대응도 눈여겨볼 일이다.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고, 인공지능(AI)으로 뉴스를 편집하는 등 네이버의 모바일 개편은 뉴스 유통구조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인 뉴스 트래픽 감소에 대한 걱정은 물론이고 자본력이 있고 브랜드 파워가 강한 대형 언론사로 쏠림 현상이 발생, 뉴스 생태계의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지점이다. 네이버의 ‘우산’에서 벗어나 독자 유치 경쟁에 휘말린 언론사들이 퀄리티가 낮은 뉴스를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선정적 뉴스를 쏟아낼 우려도 크다. 이런 변환기일수록 오히려 질적 가치가 높은 뉴스 즉 ‘퀄리티 저널리즘’에 대한 욕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기본에 충실한 언론에게 이와 같은 변환기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언론사의 ‘주 52시간 상한 근로제’는 올 7월부터 방송사가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전면화된다. 법 시행 전 초과근무가 당연시되던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무가 가능할까라는 우려를 생각하면 지난 1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도의 연착륙 시기에 들어섰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이미 제도 적용에 들어간 신문사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복잡한 고용형태로 엮여 있는 방송사에서 주 52시간 제도가 안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제도 성패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양극화가 극단화함에 따라 이른바 ‘가짜뉴스’로 불리는 허위조작정보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이에 대한 폐해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지난해 정부가 추진했던 가짜뉴스 근절대책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정당한 견제와 비판이 가짜뉴스로 매도돼 규제되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개연성은 사라졌다고 확언하기 어렵다. 정파성의 극복과 공정성에 대한 천착만이 그 어느 때보다 한국 언론에 요구되는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