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노동제 지혜롭게 도입...영상 디지털 과감한 투자 나설 것"

[2019년 언론사 대표 신년사] 양상우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최승영 기자 | 2019.01.02 18:21:18

양상우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사랑하고 존경하는 한겨레 동료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한겨레 사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사랑과 기쁨이 충만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2019년 기해년은 역사의 해입니다. 새 출발의 해입니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식민과 전쟁과 분단으로 점철된 지난 100년 한반도의 고통스런 역사를 뒤로 하고 새로운 100년의 밑그림을 그릴 역사의 해입니다.


한겨레에게 2019년은 창간 30년의 성과와 성찰을 토대로 새로운 30년의 미래를 열어갈 첫 해입니다. 영상•디지털 분야의 대규모 투자와 주 52시간 노동제의 지혜로운 시행은 한겨레의 새로운 도전과 또 다른 30년을 열어가는 데 굳건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2019년 우리의 계획과 과제를 말씀 드리기 전에 2018년을 잠깐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결과는 늘 흘린 땀과 정확히 비례한다’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2018년 한겨레신문사는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 모두 적지 않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삼성 매출’을 넘어섰습니다. 삼성 매출이 0원이더라도 흑자라는 뜻입니다. 2018년은 한겨레가 삼성으로부터 실질적 독립을 이룬 원년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지난해 성과는 전통 미디어의 날개 없는 추락을 비롯해 거대자본 삼성의 광고 탄압 심화, 급격한 경기 위축 등의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 모두가 헌신한 덕분입니다.


대표이사로서 저는, 상당한 흑자를 가능케 한 한겨레 조직 문화의 변화에 더 큰 ‘희망의 씨앗’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거의 모든 부문이 매출 증대는 물론 업무와 비용 합리화를 위해 애썼고 성과를 냈습니다. 둘째, 연말에 매출이 쏠리던 관행이 4년 만에 다시 개선됐습니다.


임직원 한 분 한 분의 참여 없이 좋은 경영 성적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연중 고른 매출 확보 없이는 안정적인 경영계획 수립•집행은 물론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2018년을 일군 우리의 모습이 새해에도 이어져 한겨레 DNA로 안착되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사우 여러분,
이제 2019년 한겨레의 과제와 계획에 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주 52시간 노동제의 지혜로운 도입•시행입니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외부 충격을 한겨레 발전의 기회로 전환시키고자 합니다. 주 52시간 노동제를 한겨레 노동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징검다리로 삼으려 합니다. 주 52시간제의 시행과 함께 주 4일 근무제 시행의 길을 열려고 합니다. 한겨레 동료들이 ‘일과 휴식’을 지금보다 더 예측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한겨레는 초과근로수당 지급 대신 1996년 노사 합의 이후 지금껏 장시간 노동 직무에 수당을 더 주는 직무수당제를 유지해왔습니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추가 지급해야 할 초과근무수당은 올 한 해에만 수십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더 심각한 고민거리는 한겨레 구성원 간 소득격차 심화입니다. 주 52시간제에 따른 초과근무수당은 일부 부문 구성원들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이런 점에서 한겨레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지혜와 배려가 새 제도 시행의 자양분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회사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직무•직군•부문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주 4일 근무제를 시범•부분 도입할 계획입니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금전적 보상이 어려운 직무•직군•부문부터 노동 효율을 높여 ‘워라밸’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올해 회사는 영상과 디지털 부문에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겠습니다. 영상 부문 강화를 위해 상반기에만 20억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과거 뉴스 소비를 위한 디바이스가 종이에서 PC로, 다시 모바일로 옮아가듯, 뉴스 소비 형태도 텍스트와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영상 플랫폼과 콘텐츠의 확대는 한겨레가 ‘종이신문사’를 넘어 미디어 빅뱅 시대의 격변에 뒤처지지 않을 안전판이자 ‘멀티미디어 플랫폼•네트워크’로 진화하려는 새로운 도전의 구름판 구실을 해줄 것입니다.


새로운 일은 새로운 인재 없이는 수행할 수 없습니다. 새해에는 영상부문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예년보다 일찍 인력 충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존경하는 사우 여러분,


새해에는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하리라는 전망이 압도적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더 깊게 고민하고, 더 창의적으로 혁신하며 일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안에서 싹트기 시작한 ‘희망의 씨앗’이 예쁜 꽃으로, 튼실한 나무로 성장하고 ‘부정적 여파’는 줄일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단합과 배려, 주인의식의 미덕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해 5월15일 창간 30돌 아침 한겨레 동료들께 건넨 ‘대표이사 인사말’의 한 대목을 되새기는 것으로, 역사의 해에 새 출발의 문을 활짝 열어갈 새해 인사를 대신하겠습니다.


“욕망이 가치를 누르고, 루머가 진실을 덮으며, 과거가 미래를 가두는 일이 없이, 한겨레와 한겨레 가족이 힘차고 정의롭게 전진하기를 소망합니다. 격변의 시대에 격랑을 함께 헤쳐 나갈 냉정함과 창조적 상상력을, 말과 의지를 넘어선 물리적 힘을, 한겨레와 한겨레 동료들이 갖춰나가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1월2일
한겨레의 새로운 30년의 문을 여는 아침에
대표이사 양상우 두 손 모아 드림.


*볼드로 강조된 문장은 원문을 그대로 반영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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