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일간지 기초의회 관련기사 '일평균 0.5건'

최근 10개월 기사 분석해보니... 서울시의회 기사는 1125건, 보도 '서울 쏠림 현상' 심해

서울시에도 25개의 자치구와 구의회가 있다. 이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2019년도 예산만 2조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슈퍼’ 기초단체들이지만, 역시 중앙언론에서는 홀대 당한다.


민선 8기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4월15일까지 11개 중앙 일간지의 기초의회 관련 기사를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25개 구의회와 관련된 언론 보도는 총 135건으로 집계됐다. 각 구의회의 의정활동이나 구의장, 구의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보도만 포함했고, 구의장 등이 행사에 단순 참석만 한 기사는 제외한 결과다. 총 289일 동안 135건이 보도됐으니, 하루에 0.5건 꼴로 보도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시의회 관련 기사는 1125건으로 8.3배나 많았다.


보도된 기사의 상당 부분은 구의원의 폭행 사건에 관한 것이었고, 구의회 의장 인터뷰나 동정에 관한 기사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기간 가장 많이 언론에 보도된 곳은 강북구의회였는데, 총 28건 중 25건이 최재성 구의원 폭행 사건에 관한 보도였다. 최 전 구의원은 지난 2월 지역 동장을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동작구의회에서도 총 10건의 보도 가운데 7건이 여야 의원들이 벌인 몸싸움에 관한 것이었고, 송파구의회 역시 의원들의 폭행 시비가 총 10건 중 7건을 차지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단순 동정 보도나 정책 홍보성 기사였다. 서울시청을 출입하는 한 기자는 “구의회에서 직접 보도자료를 내거나 하지 않는 한 접촉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구의회와 관련해선 연말 예산안 심사나 나쁜 행태로 이슈가 되는 경우가 아니면 잘 다루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서울 자치구는 시청 출입 기자가 담당한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나오는 기사가 많고, 광역의회인 서울시의회 의원만 해도 100명이 넘다 보니 각각 25개씩에 달하는 구청과 구의회가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지면이 한정돼 있는 신문에서 구의회의 의정활동까지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한 통신사의 부장은 “많아야 3~4명에 불과한 시청 출입기자가 구의회까지 취재할 수 있는 물리적인 구조가 안 된다. 제대로 보도하려면 상시적으로 접촉해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고 서울시의회를 챙기는 것만 해도 벅차다”면서 “특히 전국 단위를 취재하고 기사를 배포하는 입장에선 구청 단위까지 의미 부여를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기초의회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사명감만 갖고 취재를 하기엔 인적·물적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초의회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일수록 부정부패와 비리는 곪아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영등포구의회에선 현직 구의원과 전직 구청장의 비리 의혹이 불거져 이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두고 의원들이 대치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를 보도한 중앙 일간지는 한국일보뿐이었다. 예천군의회 사건으로 기초의회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윤리위 구성 결의안은 상정만 된 채 회기 만료로 무산됐고, 기초의회의 자정능력 상실에 대한 회의감을 남겼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t.kr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