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주 KMH아경그룹 회장이 28일 자신의 비리 의혹을 보도한 KBS ‘시사기획 창’ 방영에 앞서 사주인 아시아경제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최 회장의 배임과 성접대 의혹 등을 다뤘다.
28일 KBS ‘시사기획 창’ <아시아경제 최상주의 비밀> 편은 아시아경제 자금 거액을 사주 개인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의혹 등을 방송했다. 수상한 M&A수법을 통해 회사 자금 수십억원이 최 회장 개인에게 흘러들어갔다는 내용이다.
방송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인텍디지털’이라는 셋톱박스 제조업체 주식지분 83%를 자신이 대주주인 법인 KMH와 공동으로 2017년 인수했다. 1년 뒤 보유 지분 중 58%를 150억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는데 개인돈 1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 회장이 67억원을 가져갔다.
앞서 KBS는 지난 27일 프로그램 보도자료에서 “막대한 투자 수익 이면에는 최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아시아경제 자금 150억원이 있었다. 아시아경제에서 나온 150억원이 돌고 돌아 최상주와 KMH에 도착한 것”이라고 적시한 바 있다.
‘시사기획 창’은 아울러 최 회장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최 회장의 M&A를 도운 중개인이 최 회장과 주고 받은 문자들을 보면 성접대로 이어진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성접대를 암시하는 문자, 400만원이라는 구체적 금액도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닷새 앞둔 지난 23일 최 회장은 해당 방송을 방영하지 말라며 KBS를 상대로 법원에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방송이 허위제보를 기초로 하고 있고, 공익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없으며 방송으로 받는 피해가 방송으로 인한 이익보다 지극히 크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28일 서울남부지법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최 회장이 문제 삼은 성접대 의혹에 대해 “제보자는 시간, 장소, 성접대 또는 성매매 등의 상대방 또는 알선자와 금액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언급하기 어려운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아시아경제 회장을 사임하면서 KBS ‘시사기획 창’이 보도한 의혹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입장문에서 “최근 일련의 상황은 제 스스로를 관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시아경제 경영진과 편집국은 제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효율적이고 건강하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겸비했다” 등 주로 개인 심경을 언급했다.
아시아경제 관계자는 150억원 투자와 관련해 “투자 과정에서 인텍디지털 주식을 담보로 잡았고, 올해 초 경영권을 가져왔다”며 “인텍은 지금도 유망회사라 아시아경제 입장에서 150억원을 날린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성접대 의혹에 대해선 “제보자의 자작극이다. 최 회장은 성접대를 받거나 성매매한 적이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은 방송송출업을 하는 KMH 지주회사를 정점으로 아시아경제를 비롯해 골프장과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등 2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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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