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휴대폰서 드러난 연예계·공권력 유착

[제344회 이달의 기자상] 김종원 SBS 탐사보도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김종원 SBS 기자. 경찰은 무능하고 부패했다. 적어도 이번 사건은 그랬다. SBS ‘끝까지 판다’ 팀이 정준영 단톡방을 토대로 연예인과 공권력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지 석 달, 경찰은 얼마 전 2016년 정준영이 여자친구로부터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을 은폐하고 증거를 조작하려 한 담당 경찰관과 변호인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건의 시작이었다.


끝까지 판다 팀은 정준영과 승리 등 연예인 일당의 단체대화방 내용과 함께 경찰관이 유착돼 있음을 알 수 있는 증거를 입수하고 이번 보도를 결정했다. 3년 전, 정준영 불법 촬영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담당 경찰관이 정준영의 휴대전화 복구를 맡긴 사설 포렌식 업체에 전화해 “복구할 수 없다는 거짓 증명서를 써 달라”고 강요하는 전화 녹취였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유명 연예인과 공권력의 유착 의혹을 여실히 드러내는 증거였다. 끝까지 판다 팀은 승리와 정준영 등이 ‘경찰총장’이라 부르던 총경급 경찰 핵심 간부까지 이들 연예인과 유착돼 있단 사실 역시 보도했고, 이들 일행의 추악한 단체대화방 내용과 함께 국민을 분노케 했다. 이러한 국민적 분노에도 경찰은 윤 모 총경에 대한 수사를 흐지부지 끝냈다. 심지어 사건을 종결하고 한 달이 넘도록 기록을 검찰에 넘기지조차 않고 있다. 끝까지 판다 팀이 끝까지 파야 하는 사건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의혹 제보를 먼저 받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아다니는 기존 취재와는 정반대로, 이번 취재는 먼저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고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찾아다니는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제보자를 보호하면서 보도를 이어가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연예인의 인기가 돈이 되고, 돈이 권력이 되어 공권력과 유착하는 악순환을 끊어내는 데 일조하는 보도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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