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받으셨습니까" 의원님들의 주식

[제346회 이달의 기자상] 함형건 YTN 데이터저널리즘팀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함형건 YTN 데이터저널리즘팀 기자. 2~3주면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취재는 한 달이 넘어도 끝이 안 보였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겪은 고충의 8할은 정보 부재에서 비롯됐다. 주제는 ‘이해 충돌’이었다. 비리 방지의 효과적인 수단이요, 공직사회 신뢰의 기반이라는 이해 충돌 방지. 관련 내역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회의원은 보유 주식을 어떻게 심사받고 조치했을까? 인사혁신처, 국회 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하자 ‘비공개’ 결정이 내려졌다. 취재진은 당사자에게 직접 묻기로 했다. 의원, 의원실에 ‘심사받으셨습니까?’라고 묻고 또 물었다. 예상대로 짜증 섞인 답변들이 쏟아졌다. 줄기차게 답변을 거부하는 의원도 있었다. 그래도 묻고, 확인 대조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복잡한 규정과 경우의 수에 대해 유권해석을 받고 데이터를 보완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이렇게 완성된 엑셀 데이터는 제도 시행 14년 동안 우리도, 어쩌면 그들도 몰랐던 사실을 드러냈다. 심사 대상 의원 절반 정도가 법규 위반. 길게는 10개월이나 늑장 심사 청구. 7개월 동안 아무 조치 안 하다가 늑장 매각. 국회 관련 징계 0건. 내부 징계 기준도 부재. 주식백지신탁위원회도 이상한 심사와 늑장 심사 반복. 그사이 의원들은 심사받지 않은 주식을 들고 국가기관 국정감사에 임했고, 정부 예산 심사에 참여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YTN 보도 후 뒤늦게 징계 기준을 마련했다. 인사혁신처와 국회 사무처 등이 주식백지신탁 데이터를 공개하는 문제는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눈 감고 코끼리 뒷다리 만지듯’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모아가는 심정으로 이어간 취재였다. 인내심을 갖고 함께 지혜를 모아 취재, 분석, 제작을 완수한 팀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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