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러시아 미디어 생존할 수 없어"

기협 대표단 '러시아 미디어 포럼' 참가기

지난달 21일 러시아 소치 짐니 극장에서 열린 제23회 미디어 포럼 ‘올 러시아(All Russia) 2019’ 개막식에 참가한 기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러시아 기존 미디어들도 온라인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구독에 힘쓰고 있죠. 많은 미디어 회사들이 유튜브나 비디오 스트리밍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자 감소는 전 세계 모든 언론의 고민인데, 러시아 미디어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느냐는 질문에 티무르 샤피르 러시아기자연맹 사무국장은 말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러시아 소치에서 러시아기자연맹이 주최한 제23회 미디어 포럼 ‘올 러시아(All Russia) 2019’가 열렸다. 블라디보스토크, 투바공화국, 이르쿠츠크,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전역에서 12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중국·몽골·불가리아·세르비아·키프로스 등 여러 나라 기자협회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포럼은 러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언론행사라고 한다. 러시아 내 동서남북 각 지역 언론인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언론사의 혁신사례를 공유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러시아기자연맹 측은 밝혔다. 러시아 각 도시를 돌며 개최하다가 2004년부터 소치에서 열리고 있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기존 미디어가 직면한 현실과 대응 노력은 러시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포럼 발표 주제만 하더라도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요구 △유튜브 트렌드 △러시아 Z세대의 미디어 소비 △지역언론의 콘텐츠 변환 △미디어 경쟁에서 승리하는 법 등 러시아 언론이 처한 문제들로 채워졌다.


포럼이 열린 각 행사장은 여러 주제를 놓고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기자협회 대표단은 ‘저널리즘과 관광’, ‘오늘의 러시아: 국제방송 및 선전’, ‘지역언론의 사실 확인 프로그램과 방법’ 등을 주제로 다룬 워크숍에 참석해 러시아 미디어 산업의 현실을 살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디지털 제품 개발을 위한 전통 미디어의 변화’ 워크숍에서 발제자 루슬란 노비코프씨는 “당신과 내가 변하지 않으면 미디어는 생존할 수 없다”고 했다.  


러시아기자연맹에 따르면 러시아 언론사 대부분은 민간 소유다. 정부 예산을 받는 국영 언론사도 있지만 대부분 광고나 구독료를 받아 운영한다. 티무르 사무국장은 “민영 언론사의 경우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독립적인 편집권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폐회식에선 인상적인 장면도 여럿 있었다. 우수사례 발표작 시상이 있었는데, 신문·라디오·TV·뉴미디어 기획 부문 수상자 전원이 여성이었다. 무대에 오른 20여명의 여기자들을 보고 러시아기자연맹 관계자도 놀라워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 미디어 포럼 참가자 남녀비율은 거의 비슷했다. 폐회식 마지막에 이번 행사를 주최한 러시아기자연맹 관계자는 물론 통역, 자원봉사자들까지 무대로 불러 소개하는 장면도 눈길을 끌었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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