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던진 47대 기자협회장 후보자들

제47대 한국기자협회장 후보. 왼쪽부터 기호 1번 손대선, 기호 2번 강진구, 기호 3번 김동훈.


기호 1번 손대선) 손대선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당장 시행하겠습니다
1. 현장에 있겠습니다 : 주요사건사고 및 행사시 기자협회 현장지원전담반(차량) 파견. 식음료, 구급약품, 보조 배터리, 여성 위생용품 등 현장지원


2. 또 다른 미래에 있겠습니다 : 서울시 50+재단과 연계, 찾아가는 미디어전문가 양성과정 신설. 미디어스타트업, 재취업 및 재교육 프로그램 운영


3. 여성 곁에 있겠습니다 : 27명 중 현재 2명에 불과한 여성부회장 비율 30%로 상향. 여성 기자협회장 배출을 위한 여건을 조성


4. 슬플 때 있겠습니다 : 프리드라이프와 협업, 상조서비스 제공(친환경 1회용품 200인분, 장례지도사, 기자협회 명의 조기 무료 제공). 상조상품 서울시 공무원 수준 할인혜택


5. 어려울 때 있겠습니다 : 언론진흥재단 공공기관 광고 수수료 인하 총력. 연행 10%를 5%로 인하해 언론사 재정안정화 기여

▲중기 과제로 수행하겠습니다
1. 언론역사기념관 건립(은평구 기자촌 인근)
 -은평구 기자촌 일대 500평 대지에 5층 규모 가칭 언론역사기념관 건립(디지털 아카이브)
 -기자협회 이전(현 프레스센터는 연락사무소 기능 유지)
 -신입기자 연수 전용공간 조성
 -지역언론 서울 공용사무실 건립


2. 국경없는 기자회-한국기자협회, 글로벌 페이크 뉴스 공동연구소 운영
 -가짜뉴스 골라내는 협업 저널리즘 구현
 -유튜브 저널리즘 시대에 대응하는 국제 기자사회 네트워킹 구축


3. 국제기자연맹(IFJ) 총회 유치
 -2001년 이후 처음. 조선기자동맹 초청, 남북화해 기여


4. 축구대회 일몰제 및 가족나눔잔치


5. 현장 및 사진 부회장직 신설


6. 빅데이터 저널리즘 중국 연수 신설


7. 성폭력 가해자 재취업 금지 조항 신설


8. 지역신문육성지원법 상시화


출마를 알리며


제47대 한국기자협회장 출마를 결심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건 관계의 손상입니다.  


손대선이란 이는 사람을 사귈 때 이미 계산서를 품고 있지 않았느냐는 물음표. 이 물음표가 선거 이후에도 제 이름 옆에 따라붙지 않을까 염려됐습니다.    


명망 있는 선배들과의 경쟁 관계 역시 걱정됐습니다. 무명소졸에 불과한 제가 대적할 수 없을 것 같은 선배들을 대적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할 관계의 균열.


게다가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도드라지는 게 선거 아니겠습니까. 20년 가까운 기자생활, 뉴시스에서만 13년 동안 쌓아온 것이 미담만은 아닐 겁니다. 제 흠결이 알려져 저를 아는 이들이 저로부터 멀어질까봐 무서웠습니다.


저는 이 두려움을 끌어안고 전국의 선후배들을 찾았습니다. 자신의 거처 안방침대를 기꺼이 내준 선배도 있지만 사실상 문전박대를 한 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지역지 선배가 들려준 말이 떠오릅니다. “뉴시스는, 손대선은 잡초”라는 말. 저는 이게 좋아요. 잡초가 평생 키우는 것은 키가 아니지요. 잡초는 옆으로 저변을 넓혀갈 뿐입니다. 그 저변에서 귀동냥한 차기 기자협회에 대한 바람을 하나씩 받아 적었습니다. 지역지 출신이자 오랜 세월 척박한 중앙언론 환경에서 일해 온 유일한 40대 기자협회장 후보로서 발로 뛰며 체감도 높은 공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누구나 이제는 뭔가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추상적인 구호로만 남을 약속보다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기자협회 선후배 여러분, 누구나 언론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목청을 높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들의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언론은 보수나 진보, 중앙과 지역 상관없이 역사의 변곡점마다 소임을 다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비판받는 부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유사 이래 언론이 손가락질 받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비판을 극복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만 있다면 현재의 고통도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 앞에 당면한 숱한 난제를 풀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단합과 협력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저는 진보의 역동성과 보수의 안정성, 50대의 경륜과 20~30대의 활력을 조화시켜 역동적인 기자협회를 만들어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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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 강진구) 포털권력에 당당히 맞서는 기협

기자로 일한다는 것이 힘들고 외롭고 불안한 시대입니다.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단독, 속보, 클릭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언론의 신뢰도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신문과 방송, 통신사에 기사가 나왔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검증’의 대상이 된 지도 오래됐습니다. 진영 간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시민들은 기자들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과 함께 유튜브 등을 통한 1인 미디어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신뢰 위기를 악용한 ‘전략적 봉쇄소송’이 남발되면서 기자들이 취재가 아니라 수사와 재판을 받기 위해 검찰과 법원 문을 넘어야 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레기’라는 혐오에 맞서 스스로 존재 이유를 지키기 위해 힘들게 싸우는 기자들은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 지역을 돌아다녀 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습니다. 특히 지역신문들 기자는 저임금, 사주의 횡포, 포털의 지방언론사 차별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민방 기자들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전통적인 수익기반이 잠식되면서 수년간 임금이 동결되고 미래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역과 중앙, 신문과 방송, 통신으로 갈리고 동종 매체 간에도 이해관계가 다양하다 보니 기자들 내부에서도 한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불안한 미래와 소송 위협, 진영의 논리, 지역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넘어 기자로서의 자존심과 소명을 포기하지 않는 기자들을 통해 희망을 봅니다. 그런 기자들이 진영논리나 산업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기자로서 일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돕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1만명 기자들을 대표하는 기자협회가 사교클럽이나 친목단체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포털의 등장 이후 기자들의 실존적 고민에 대해 기자협회가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봅니다. 제대로 된 검증이 부족한 언론사들이 포털에 뉴스 검색사로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미디어생태계는 갈수록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뉴스의 배열, 광고수익 배분을 포털사의 자율에 맡길 수 없습니다.


저는 먼저 기자협회장이 되면 1만명 기자들의 서명을 받아 포털기본법의 제정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할 것입니다. 포털기본법에는 뉴스 알고리즘의 투명성, 뉴스콘텐츠 활용을 통한 수익배분의 합리성, 지역뉴스의 균형 있는 배치 등 3대 원칙을 담을 것입니다. 내년 4월 시행예정인 네이버의 뉴스광고 배분방식 개편은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3조원이 넘는 광고수익 중 고작 1000억원 정도를 돌려주겠다면서 더 강도 높은 클릭 경쟁으로 내몰려는 네이버 의도에 기자들의 미래를 내줄 수는 없습니다.


두번째로 조국사태를 계기로 악화된 언론의 신뢰위기 극복을 위해 상근대변인을 두고 외부의 비판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되 기자들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 할 말은 하는 협회를 만들겠습니다. 기자들 내부 대토론회를 거쳐 검찰발 기사에 대한 보도준칙을 재정비하고 이달의 기자상에 팩트체킹 부문도 신설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략적 봉쇄소송’이나 ‘묻지마 소송’의 남발을 막기 위해 명백한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에서 각하·기각결정을 하고 불복 시 언중위가 소송을 대행토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도 지역언론의 고사위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에 지역언론정책 전담 비서관 신설을 요구하겠습니다. 지역언론 위기는 곧 지역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언론재단 팀장 눈치나 보는 지역신문발전위 위상으로는 지역언론을 살릴 수 없습니다. 지역언론의 중요성, 실태조사, 공적지원 방법 등을 연구하고 정부와 지역언론사와 상시적 소통 역할을 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합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기자로서, 기자의 싸움을 하는 분들께 외치고 싶습니다. “외로워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당신 곁에 서 있겠습니다.” 우리는 항상 옳고 완벽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써 내려가야 합니다. 기자는 역사의 초고를 기록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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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3번 김동훈) 기자 저임금 해결의 첫발 내딛겠습니다

“기자협회가 내게 해 준 게 뭐죠?” “언제까지 기레기 소리 들어야 하나요?”


기자협회 회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연말에 나눠주는 기자수첩은 ‘12만원짜리’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옵니다.


‘기자’는 온 국민의 질타 대상이 됐습니다. 우리는 모두 기레기가 돼버렸습니다. 저는 평소 의미 있는 보도, 가치 있는 보도를 한 타사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이런 좋은 보도가 우리 언론의 신뢰를 높인다’는 칭찬의 메시지를 보내곤 합니다. 작은 ‘칭찬 문자’ 하나라도 더 보내 훌륭한 기자 인재가 언론계를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우리 스스로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시급합니다. 더불어 우리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회원들의 목소리가 궁금해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33개의 공약 중 25개가 회원들이 내 준 아이디어입니다. 어느 1년차 기자는 저임금에 시달리는 대다수 회원사 기자들을 위한 아이디어를 줬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면 5년차 이하 기자들의 실질적인 임금 인상 효과가 생기는 제도입니다. 중기부와의 MOU 체결로 회원사의 적극적인 가입을 추진하겠습니다. 퇴직을 앞둔 33년차 노기자는 퇴직 후 기자 경험을 살릴 수 있도록 초·중·고교의 학교 신문교육(NIE) 등 뉴스 리터러시 강사 활용을 공약으로 제안해 주셨습니다.


언론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포털의 권력화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우리가 발로 뛰고 땀 흘려 만든 콘텐츠가 사장되고 있습니다. 포털의 횡포에 당당히 맞서 꼭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겠습니다.


껍데기뿐인 지역신문발전특별법 개정 문제도 시급합니다. 처음부터 일반법으로 온전히 출발하지 못한데다 노무현 정부 때 연간 400억원이던 지원금이 이젠 85억원으로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생색내기’에 불과합니다. 언론진흥재단의 광고 수수료 10%도 너무나 지나칩니다. 어렵게 광고를 수주해도 부가세 10%에 더해 광고 수수료까지 20%를 떼어줘야 합니다.


제가 과거 기자상 심사위원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달의 기자상’은 시비를 최소화하도록 전면 혁신하겠습니다. 심사위원은 줄이되 팩트체크 및 크로스체크팀을 3명으로 구성하고, 채점표를 세분화하겠습니다. 특히 전문보도 부문을 사진, 영상, 그래픽 등으로 세분화해 이들 분야에 종사하는 회원들의 불이익을 덜겠습니다.


각종 소송에 시달리는 회원들을 위해 언론중재위 제소 및 민·형사 소송 등에 대한 법률 지원을 강화하고, 회원들의 고충 상담창구인 블라인드 앱을 개설해 달라는 의견도 공약화했습니다. 해외 연수 부활이 어렵다면 단기 연수라도 대폭 확대해 달라는 회원의 목소리도 공약에 담았습니다.


집회 등을 비롯해 취재 때 가장 신변을 위협받는 사진기자와 영상기자들을 만나면서 취재환경 개선과 신변 보호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실현 계획도 세웠습니다. 취재기자들에 견줘 상대적으로 연수 기회가 적은 편집기자들에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겠습니다.


기자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가족 체육대회를 개최해 축제처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축구대회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과감히 개선하겠습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 직업군 중 유일하게 의무만 잔뜩 짊어진 직업군이 언론인입니다. 혜택은 전무합니다. 공무원이나 교사처럼 ‘연금’이 절실합니다. ‘퇴직 충당금의 연금화’는 ‘기자 연금’의 첫 발입니다.


1964년 창립한 한국기자협회는 1987년 전국언론노조(당시 언론노조연맹)가 탄생하기 전까지 노조 구실도 했습니다. 동아투위는 기자협회 동아일보 분회가 모태입니다. 이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노조 없는 회원사들은 기자협회 지회를 의지합니다. 한국기자협회가 버팀목, 기댈 언덕이 되어 부당한 언론 탄압에 대응하겠습니다.


2019년 12월 9일은 한 명의 회원이 1만 명의 회장을 모시는 날입니다. 꼭 투표하셔서 ‘함께 하는 기자협회’, ‘강한 기자협회’, ‘열린 기자협회’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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