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무더기 종편’ 미디어시장 교란 신호탄 / 3면) 이제는 자본논리…생존 향한 무한경쟁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2010년 12월) 31일 종합편성채널에 중앙, 조선, 동아, 매경 컨소시엄 4곳을 선정했다. (…) 벌써부터 시청률 및 광고 경쟁 격화로 이어져 방송계 전체에 선정성과 폭력성이 노골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현재 방송광고 시장 규모(약 3조원)를 감안할 경우 2개 이상의 종편은 생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종편의 강력한 경쟁자인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종편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들이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종편 4사 선정 당시 기자협회보가 내놓은 분석과 전망이다. 몇몇은 맞아떨어졌고 일부는 빗나갔다. 먼저, 9년이 흐른 2020년 1월 현재 종편 4곳 모두 살아남았다. 방송광고 시장 규모는 그때나 지금이나 3조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그사이 종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방통위가 2019년 6월 발표한 ‘2018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보면 종편 4사의 광고매출은 개국 이듬해인 2012년 1710억원에서 2018년 4481억원으로 2.6배 넘게 뛰었다. 반면 지상파는 같은 기간 2조1801억원에서 1조300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1년 63.6%에 달했던 지상파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2018년 40.3%로 쪼그라들었다. 기사에 언급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실현되지 않았다.
종편의 등장으로 미디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은 분명하다. 자극적이고 편파적인 보도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됐다. 다만 손석희 앵커가 2013년 JTBC에 합류해 보여준 새로운 방송뉴스 형식,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보도를 이끈 TV조선과 JTBC 등의 역할은 승인 당시엔 기대하지 못했던 긍정적 파급력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올해 종편 4사는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방통위는 올해부터 시청자의 질문과 의견을 청취해 심사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심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TV조선은 가까스로 조건부 재승인을 받은 전력이 있고, MBN은 종편 승인 요건이던 자본금을 편법으로 충당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난 상황이다. 다시 9년 뒤, 종편 4사를 포함한 방송 시장은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