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폴인'·'뉴닉' 왜 난데없이 종이신문 찍을까

종이신문, 브랜딩 수단으로 재조명
"종이가 주는 좋은 느낌 살려서 전달"

일각 "지면 광고, 수익 나쁘지 않아"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 주목 받아온 폴인 등이 잇따라 종이신문을 발행하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올드’하게 치부되는 신문이 디지털 기반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브랜딩의 수단으로 재조명되며 레거시미디어에도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3045’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은 오는 3월17일 멤버십 오픈과 맞물려 종이신문 발행 계획을 밝혔다.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멤버십 사전예약 신청자에 한해 오는 4월부터* 한 달에 1회씩, 총 3개월 간 ‘폴인페이퍼’를 제공한다. 중앙일보가 론칭한 브랜드답게 베를리너판으로 나오는 신문은 신문제작 노하우가 있는 폴인 내부 인력이 기존 온라인 핵심 상품 ‘폴인스토리’ 콘텐츠를 담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의견수렴 결과에 따라 한 달에 2회 발행하는 멤버십 대상 유료 신문까지 염두에 둔 상태다.


*당초 기사엔 '하반기부터'로 적시됐으나 폴인 측이 종이신문 발행 시점을 '4월부터'로 알려와  20일 오전 11시 수정함.  


폴인의 시도는 디지털 기반 플랫폼이 온라인을 강화하는 맥락 안에서 이뤄졌다. 업계 최고 전문가와 3개월 간 한 어젠다를 깊이 파고드는 공부모임 ‘폴인스터디’는 탄탄한 성과를 보였지만 오프라인 특성상 확장과 더불어 내부 리소스도 계속 확대돼야 했다. 반면 온라인에서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폴인스토리’는 수익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가능성이 큰 영역이다. 회원들은 “한 달 1만5000원 이하”선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온·오프라인 상품 가격할인·늘어난 콘텐츠에 대한 무제한 구독 등을 제공받는데 신문은 이 같은 멤버십 혜택의 일환이 된다.


종이란 물성을 갖는 신문이 ‘굿즈’ 같은 일종의 리워드이자 매체 브랜드와 콘텐츠를 경험하는 강력한 방법론이 되는 모양새다. 임미진 폴인 팀장은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의미 있는 소비가 되는지 경험이 중요하다”면서 “종이신문을 안보는 덴 꼭 신문이 아니어도 볼 수 있다는 점 등 신문이 주지 못한 게 있어서지만 종이의 물성이 주는 좋은 느낌은 살려 전할 수 있다고 봤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한 만큼 종이에 담겨 책상에 두고두고 소비되는 방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폴인은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비자가 자사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시도(관련기사: 팝송이 들리는, 자갈 깔린 성수볻 빈티지 가게...중앙 '폴인' 오프라인으로) 한 바 있는데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에서였다. 


밀레니얼을 위한 시사 뉴스레터로 조명 받아온 ‘뉴닉’ 역시 최근 종이신문 발행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18일 오후 3시 현재 구독자 13만7930명을 돌파한 뉴닉은 지난해 연말 매체 후원 성격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며, 목표금액 달성 시 여러 리워드 중 하나로 신문 발행을 제시했다. 펀딩에 성공하며 매체 캐릭터와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신문이 오는 3월 말 배송예정이다. 책처럼 깊이 있고 뉴스처럼 빠른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지난 2017년부터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선보여온 미디어 스타트업 ‘스리체어스’의 ‘북저널리즘’ 팀도 지난해 연말 타블로이드 에디션을 낸 바 있다.


특정층을 타깃으로 삼는 매체와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레거시미디어가 자신의 장점에 대해 고민이 부족했다는 점은 명확하다. 신문강국인 일본에선 아사히신문사가 1000개의 다른 국보사진이 각각 실린 ‘일본 국보전 특별판’을 제작하고, 나고야 주니치신문사가 마라톤 참가자에게 자신의 완주장면과 기록이 1면에 인쇄된 신문을 제공하는 등 시도가 이미 4~5년 전 이뤄진 바 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는 브랜드를 알리고 독자를 위한 일종의 서비스성 이벤트로 보이지만 지면광고를 실으면 수익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기성 신문으로선 디지털 인쇄를 포함한 윤전기 활용, 어떤 의미로 어떻게 종이매체를 써먹을지 여러모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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