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은 자박자박한 물 위에 푸른 하늘이 그대로 비춰 마치 하늘 위에 있는 듯한 몽환적 분위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비가 오지 않아 하늘을 반사시켜 줄 물이 없었다. 사방은 온통 쩍쩍 갈라진 메마른 소금밭 뿐. 투어 가이드의 능력은 넓디넓은 소금사막에서 물이 있는 곳을 얼마나 잘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어떻게든 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 해줬다.”
우유니 사막은 건기에는 물이 없어 하얀 소금밭이고, 우기에는 우중충한 회색빛일 때가 많다. 사진에서 보는 환상적인 우유니 풍경은 우기인 12월~3월 중에서도, 비가 온 직후 맑은 날씨일 때다. 우유니 방문을 소재삼아 쓴 이 글을 봤다. 주제와 무관하게, ‘언론의 고답적 기사쓰기 방식이 이와 같은 건 아닌가’ 하는 씁쓸한 반성이 감돌았다. 경기도 크기만한 메마른 우유니 사막에서 ‘물’ 있는 곳만을 찾아내는 재주 많은 가이드처럼. 기획 기사를 위해 “케이스 3개”를 찾으려는 건 아닌지.
우유니의 정보를 그대로 알려주는 게 제 역할이라면, 바닥이 쩍쩍 갈라진 소금밭과 군데군데 드물게 있는 물 있는 곳을 한꺼번에, 가능하다면 그 비율 그대로 전해야 한다. 취재를 하기도 전에 ‘야마’부터 잡고, 해당 케이스만 모으는 익숙한 방식은 의도치 않게 왜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공개를 놓고, 법무부와 검찰이 심하게 부딪혔다. 알 권리와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라는 상반된 주장이 각기 다른 논리로 무장한 채 팽팽히 맞섰다. 늘 그렇듯 현 정권을 지지하는 목소리와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신문과 SNS 등에 차고 넘쳤다. 상황을 종합해 보면, 여권 인사들이 기소된 정치적 사건에 대해서부터 갑작스럽게 ‘인권’과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내세워 국회 공개 자체를 거부해 ‘부적절한 결정 시점’으로 사안을 ‘정치화’(민변 논평)한 것은 법무부다. 그렇다면, 검찰은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이 온전히 공정한 수사를 위해 애쓰는 순전한 조직인가. 공소장에는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주장을 장황하게 설명한다. 청와대 최고위층의 조직적 선거 개입을 강하게 풍기고 있는데, 마치 확정된 범죄사실인 양 형량까지 비교하며 언급했다. 그런데 공소장 어디에도 대통령에 대한 범죄 혐의는 없다.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로, 증거에 기반해 작성되어야 하는 공소장에 검찰은 명확한 근거없이 의혹의 성을 쌓고 있다. 피고 쪽 변호인들이 ‘정치선언문’이라고 비난한 이유이기도 하다.
공소장 공개를 둘러싼 논란에는 이 두 가지 속성이 다 있다고 본다. 이를 어느 한쪽에만 초점을 맞춰 공세를 펴는 것은, 뷰 파인더가 되어야 할 언론이 스스로 정치집단화 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언론이 때론 올바른 사실을 전해도, 비난을 받는 억울함을 당하는 것은 과거 이런 관행이 쌓인 업보다. 그 업보를 지금도 계속 쌓을 순 없다. 있는 ‘사실’을 ‘진실’되게 다 보여줘야 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있는 중국의 우레이가 지난 16일(한국시각) 세비야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올 들어 2번째 골이다. 중국 언론매체 시나닷컴은 “우레이가 메시보다 올해 더 많은 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사실’(fact)이다. 메시는 올 들어 한 골만 넣었다. 그런데 2019/20 현 시즌에 우레이는 3골, 메시는 14골을 기록 중이다. 사실로 왜곡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