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제보 결국 '해프닝'

제보자 정모씨 경찰 자진출두

“와룡산 모른다”시종 횡설수설





개구리소년 사건과 관련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제보전화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25일 오후 6시경 모 언론사에 제보전화를 걸어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위치인 대구 와룡산을 지목한 40대 남자는 정모(40)씨인 것으로 30일 밝혀졌다. 정씨는 언론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 자신의 몽타주를 만들어 서울일원에 살포하자 지난 30일 남대문경찰서에 자진출두,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정씨는 조사 과정에서 “노태우 정권이 강경대와 김기설 사건 등 당시의 어수선한 시국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개구리 소년을 죽여 암매장한 공작사건”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대구 와룡산은 솔직히 어디있는지 모르고 신문을 통해 알았다”고 진술하는 등 시종 횡설수설했다. 정씨를 수사한 남대문 경찰서 수사과 직원은 “정씨가 정신병 증세를 보이고 진술에 일관성도 없는 점으로 미루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장난전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는 정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대구 수사본부로 신병을 인계했다. 경찰조사 결과 정씨는 10여년전 가출한 이후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정신이 불안정하고 최근까지 명동성당에서 노숙중이었다. 또 이번 제보전화 이전에도 수차례 검찰, 경찰 등에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25일 제보전화에서 “대구 와룡산에 가면 개구리 소년의 유골이 묻혀있다. 확인해보라”며 유골 발견장소를 정확히 지적해 각 언론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을 낳았으나 결국 수사에 혼선만 가중시킨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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