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제355회 이달의 기자상] 박재형 대구MBC 뉴스취재부 기자 / 지역취재보도부문

박재형 대구MBC 기자. ‘아파트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코호트 격리된 것 같아요.’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다는 제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가짜 뉴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던 때라 이 표현을 써도 될지 상당한 고민을 했습니다. 새벽 시간에 대구시, 질병관리본부, 그 어디에도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제보자의 증언과 사진 자료, 관리사무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야 했습니다. 팩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0여명의 신천지 신도가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 46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루, 이틀 만에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게 아니라, 무려 2주 동안 발병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도 대구시는 대구MBC 보도 이후에야 이 엄청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은폐, 뒷북 발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신천지 교인들의 거주 형태와 집단 감염의 상관관계를 풀 중요한 열쇠라고 대구시도 밝혔습니다. 전염병이 퍼질 때 투명한 공개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지난 1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고,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을 봤습니다. 비현실적인 얘기라고 주변에 말했습니다. 불과 한 달도 안 돼 저는 거짓말쟁이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경고음을 제대로 듣지 못한 우리의 불찰이 문제입니다. 한마음 아파트가 언제 닥칠지 모를 신종 전염병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한때 하루 800명 가까이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대구에서 밤낮으로 취재를 함께 한 동료 기자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