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의 시시콜콜한 항의까지 모두 접수… "그래, 나를 총알받이로 써보자"

[인터뷰] 김동민 YTN 시청자센터장

박지은 기자 | 2020.05.27 16:02:30

“지금 남자 기자는 마스크를 코까지 다 가렸어요. 그런데 여자 기자는 입만 가리고 나와요. 뭐 하는 방송이에요?” 잔뜩 화가 난 듯한 한 남성의 목소리가 지난 19일 YTN 방송에 생생히 송출됐다. YTN 프로그램 <시청자브리핑 시시콜콜>에서 소개된 시청자 민원 전화 내용이다. 시시콜콜의 진행을 맡은 김동민<사진> YTN 시청자센터장은 시청자의 항의에 “YTN 취재진이 마스크를 쓰고 시민에게 질문했는데 잘 안 들린다고 하니 순간적으로 마스크를 턱으로 내린 경우가 화면에 잠시 노출됐던 것 같다”며 “생활방역의 가장 기본인 마스크 착용에서도 YTN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내부 소통을 더 하겠다”고 설명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분 동안 시시콜콜은 YTN 보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을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풀어준다. 지난 25일 YTN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동민 센터장은 시시콜콜 녹화 준비에 한창이었다. “처음엔 매번 출연하는 게 부담되기도 했고, 앵커가 따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박정호 CP를 비롯한 시청자센터 구성원들이 ‘투박해 보여도 시청자들에게 진심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센터장인 제가 꼭 나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시청자들의 불만을 듣고 그걸 또 보도국에 전달도 해야 하는 역할이거든요. ‘그래, 나를 총알받이로 써보자’고 결심했죠.”


지난 2월 시청자센터장을 맡은 그는 시청자와 언론사의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주중에 매일 시시콜콜을 선보이는 것도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YTN은 일주일에 한 번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시민 데스크>를 방송하고, 시청자위원회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보도국과 피드백이 오가고 있지만, 문제는 너무 늦다는 거죠. 어제 뉴스의 문제에 대해 바로 시청자에게 설명하고 만약 시청자 의견을 뉴스에 반영했다면 빨리 알려주자는 취지예요.”


실제로 시청자들의 의견이 뉴스로 반영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신임 이사국 집행 이사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명됐다는 보도를 두고, 지명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시청자의 지적을 보도국에 전달해, 다음날 뉴스에서 앵커가 패널에게 관련해 질문했던 게 한 예다. “시청자가 틀렸다고 하는 부분들을 다 같이 논의하고 고민하는 언론사가 살아남을 거라고 봐요. 요즘은 워낙 커뮤니케이션이 빠르고 시청자들이 댓글로 기사에 잘못된 부분을 제대로 지적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전화로 의견을 주고, 시청자 게시판에 논리정연하게 비판하시는 분들은 YTN에 충성도 높은 시청자라고 볼 수 있죠. 이 의견들을 잘 소화하면 YTN의 콘텐츠 수준을 높이고 더욱 신뢰 있는 매체로 거듭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기자와 앵커의 어휘 선택, 보도 제목의 적절성, 보도 내용의 부실 등 시시콜콜에 전달되는 시청자 의견은 다양하다. 시시콜콜에 소개할 시청자 의견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안 YTN 뉴스 댓글, YTN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시청자 전화 등의 창구를 통해 선별한다. “항의 전화 내용이 선정되면 다시 해당 시청자에게 연락해 방송에 써도 되냐고 물어봐요. 쓰지 말아달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나중에는 좋은 의견을 자주 주시는 분들을 선정해 리워드를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시시콜콜이 방영된 후 아직까지 YTN 보도에서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다. 만약 첨예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김 센터장은 사안을 피하지 않을 생각이다. “만약 YTN의 설명을 요구하는 댓글이나 의견이 많아지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피드백을 해야겠죠. 그동안 회사가 입장문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 시시콜콜에서는 반응을 빨리 해준다는 면에서 오히려 조직에 득이 될 거라 생각해요.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 YTN 보도에서 고쳐야 할 부분이 없어 시시콜콜에 쓸 아이템이 없는, 그런 날이 와야겠죠.”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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