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제356회 이달의 기자상] 박혜랑 부산일보 기자 /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박혜랑 부산일보 기자 ‘성매매 집결지’라는 주제가 기자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닙니다. ‘n번방’처럼 성범죄의 새로운 모습도 아닐뿐더러 2000년대 초반부터 수도 없기 보도되어 독자에게 피로감이 높은 주제입니다.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 업주 주도하에 한반도 최고(最古), 전국 최대 성매매 집결지 부산 ‘완월동’은 아파트 개발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1910년대 일제가 만든 완월동은 경찰과 지자체의 묵인 속에서 평균 5층에 달하는 규모로 형성됐습니다. ‘한창일 때는 돈을 갈퀴로 쓸어모았다’는 업주들의 말이 증명하듯 그 높은 건물은 ‘성 착취’로 쌓아올려진 것입니다.


이미 전국의 많은 집결지는 민간업자의 손에 개발돼 불법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은 마지막까지도 비싼 값을 받고 이곳을 떠났습니다. 이런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완월동에 무려 37곳의 업소에 200여 명의 여성이 있었음에도 지난 20년 동안 업주들의 재산 한 푼 몰수된 적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불법임에도 성행하는 완월동의 실태를 고발하고 성 착취적인 영업 형태를 보도로 드러냈습니다. 이곳이 폐쇄되기 위해선 여성들의 탈 성매매도 중요했기에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촉구했습니다. 그 결과 영업이익 최초 몰수는 물론 여성들의 탈 성매매를 지원하는 조례도 마련됐습니다.


너무나도 평범한 기사라는 많은 이들의 평가 속에서도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보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배들께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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