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일할 권리…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

[제357회 이달의 기자상] 강희연 JTBC 탐사기획2팀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강희연 JTBC 기자 사고는 반복돼 왔습니다. 지난 5월21일 울산 현대중공업 하청 업체 노동자 한 명이 숨졌습니다. 선박 내 배관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아르곤 가스에 질식했습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 내 4번째 사망사고였습니다. 앞서 4월에는 노동자 두 명이 잇달아 문에 사고를 당해 숨졌고, 2월에는 노동자 한 명이 고층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기 위해 나온 일터에서 맞은 죽음이었습니다.


죽음의 원인을 따라가 봤습니다. 이번 사고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일어났습니다. 한 노동자는 ‘민낯을 보여주지 않는데 감독이 제대로 될 리 있나’라고 되물었습니다. 노동자들은 노동부의 감독이 시작되면 관리자들이 감독관을 피해 노동자들을 숨겼다고 했습니다. 아예 출근시키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4월 노동부의 정기점검 때도 노동자들은 팀장의 지시에 따라 어딘가에 ‘짱 박혀’ 있었습니다. 작업을 하지 않으면 감독관에게 지적받을 일도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감독이 끝나면 ‘안전 벨트’ 하나에 의지해 높은 구조물에 오르는 위험한 작업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노동자들은 ‘질식위험’을 경고하는 경고장을 떼고 좁은 선박 안으로 기어들어 갔습니다.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거기에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그런 이유들을 하나씩 보도해나갔습니다.


보도 이후 현대중공업은 3년간 3000억원을 쏟아붓는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노동부는 현대중공업을 ‘안전관리 불량 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변화를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목소리를 내준 노동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보도가 가능했습니다. 또 함께 취재를 이끌어온 기동이슈팀·내셔널팀 선후배 동료들과 탐사기획2팀 팀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외치는 사람들 편에서 JTBC의 보도는 계속될 것입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