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사태, 그 후 60일

[제360회 이달의 기자상] 조은지 YTN 스포츠부 기자 / 기획보도 방송부문

조은지 YTN 기자 | 2020.10.07 16:06:21

조은지 YTN 기자 기자를 시작하고 강산이 한번 바뀐 시간, 대체 몇 번의 스포츠 (성)폭력을 목격한 걸까. 경기력 향상을 빙자한 군기 잡기나 욕설·손찌검, 단체 합숙소 생활에서 불거진 성폭력과 가혹행위 등 대서특필된 사건만도 열 손가락에 꼽기 어렵다. 그때마다 여론은 들끓고, 체육 기관들은 고개 숙이고, 얼렁뚱땅 급조한 대책들을 쏟아냈다. 스포츠 폭력이 훑고 간 자리엔, 구별도 어려운 비슷한 이름의 기관이 우후죽순 생겼다. 스포츠인권센터, 스포츠 4대악(惡) 신고센터, 클린스포츠센터…. 반짝 태어난 기관들은 용두사미, 어김없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고, 비극은 또 이어졌다. 반복이었다.


故 최숙현 사태도 비슷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진상조사 지시를 시작으로 문체부 특별조사단 활동, 가해자들 영구제명 조치와 구속기소, 이른바 ‘故 최숙현 법’ 통과까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일사천리였다. 그 마침표가 스포츠 윤리센터였다. (성)폭력 상담·신고부터 조사, 인권교육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문 기구랬다. 장·차관이 만병통치약처럼 수차례 강조했던 기관, ‘제2의 최숙현은 없다’며 화려하게 업무 개시식을 했다. 상황 종료! 세상의 관심이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스포츠 윤리센터는 3주가 넘어도 감감무소식, 흔한 홈페이지나 상담 전화도 없었다. 센터 업무개시 이튿날 집단 괴롭힘을 신고한 선수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절규했다. YTN은 전시행정이라고, 인수인계 줄다리기 속에 피해자가 방치됐다고 보도했다. 7월 내내 故 최숙현 사태에 ‘올인’했던 책임감도 있었고, 수차례 목격한 ‘흑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굳건하게 뿌리내리길, 그래서 ‘제2의 최숙현’이 없길, 빌고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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