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채용 면접에 평기자 참여… 무등일보 이색 실험

기자들 먼저 제안, 사측도 수용
실기시험을 역량면접으로 변경

무등일보가 채용 과정에 편집국 평기자들을 면접관으로 참여시키는 이색 실험을 했다. ‘후배를 직접 선발해 보고 싶다’는 기자들의 제안을 회사가 받아들여 채용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다. 기존 채용 절차는 ‘서류평가-실기시험-임원면접’ 순이지만 실기시험 과정을 역량면접으로 변경해, 지원자와 편집국 기자들이 1시간가량 토론면접을 진행하게끔 했다.


무등일보 인사팀 관계자는 “보다 참신한 기자를 뽑자는 생각에 기자들의 의견을 수용, 채용 과정에 변화를 줬다”며 “임원들과 젊은 사람들은 시각차가 있지 않나. 일차적으로 또래, 적어도 차장급 이하 기자가 면접자들을 평가하고, 평가지를 임원면접 때 제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무등일보는 지난 7월, 32기 수습기자 선발 과정에 처음으로 이 채용 방식을 활용했다. 많게는 13년차에서 적게는 2년차까지 3명의 기자가 면접장에 들어가 2개 조, 총 8명의 지원자를 만났다. 당시 면접관으로 참여한 도철원 무등일보 기자는 “어떻게 우리 회사를 알고 지원했는지부터 시작해 앞으로 기자 생활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며 “임원진 면접할 때는 이런 질문들이 나올 텐데 이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등 면접 방향을 알려주기도 했다. 편집국 기자들이 면접을 보는 경우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최종적으로 뽑힌 후배들도 열심히 수습교육을 받고 있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시 선발된 수습기자들도 편집국 기자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온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장현 무등일보 수습기자는 “높은 분들과 면접을 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실무자 분들이 면접을 보니 부담이 덜 했다. 좀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면접관들이 하고 싶은 말도 많이 하게 해줬고, 회사에 대해 무엇이 궁금한지 물어보고 답변도 해주셨다. 신입으로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첫 면접이었지만 다른 회사에서도 이런 방식을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면접을 통해 실무자들과 본인 성향이 잘 맞는지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고 업무 적응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깜짝 실험이었지만 무등일보에서는 앞으로도 이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인사팀 관계자는 “수습기자들 교육이 끝난 후 평가를 해봐야 하겠지만 교육을 담당하는 부장 선에선 뽑힌 기자들이 괜찮다는 얘기를 하더라”며 “향후에도 이번과 같은 기조는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