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스마트폰 뉴스 구독 경로는 크게 4가지다.
첫째,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 ‘친구’들이 링크를 걸어 공유하는 뉴스들을 많이 접한다. 자기 이름 걸고 추천하는 뉴스이니 보통 양질의 뉴스들이 올라온다. 다만 아쉬운 점은 ‘친구’들이 나와 정치적 성향이나 사회적 이념이 비슷해서인지 ‘확증 편향’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구글. PC 화면은 안 그런데, 모바일 구글은 전면에 뉴스를 배치한다. 정확한 알고리즘은 모르겠으나, 경험상 구글은 내가 검색한 내용을 바탕으로 절반, 사람들이 많이 보는 뉴스 절반 정도를 노출하는 것 같다. 만족도는 절반 정도다. 내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놀라우리만큼 정확하고 중요한 정보의 뉴스를 제공해주는데, 민망할 정도의 가십 기사까지 함께 노출한다. 내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구글 역시 확증편향의 가능성이 있고, 주 관심사는 아닌데, 어쩌다 한 번 검색한 이슈에 대한 뉴스가 며칠 동안 따라다닐 때는 성가시기까지 하다. 네이버나 다음처럼 자기 화면이 아니라, 언론사 웹사이트로 연결하기 때문에 광고 지우느라 귀찮기도 하다.
셋째, 네이버. 네이버는 “AiRS 추천뉴스는 전체 이용자들의 기사 소비 활동을 네이버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분석해 정보량이 풍부하고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한 마디로 인공지능이 기사 배치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이 설명을 이해하기로는 ‘전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기준이지 ‘나’의 만족도가 기준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내 관심분야의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런 뉴스들이 어지러이 나열돼 있다. 게다가 ‘판갈이’도 잘 안 되는 것 같아 오전에 한 번 훑고 나면 오후에 볼 ‘뉴스’가 별로 없다. 속보 팔로잉도 잘 안 된다. 구글이나 네이버나 아직 인공지능 실력이 별로인 것 같다.
넷째, 다음(카카오). 그나마 뉴스의 맥락을 파악하기 가장 낫다. 판갈이도 빠르고 뉴스 자체의 흐름을 좇는 데 도움이 된다. 차이가 뭘까 생각해봤다. 단서를 하나 찾았다. ‘인공지능’을 내세운 네이버 뉴스의 책임자는 ‘기사배열원칙’을 책임지고 있고, 다음 뉴스의 책임자는 ‘기사배열’을 책임지고 있다. 다음은 아직 사람이 개입하는 것 같다.
모 국회의원이 ‘카카오 들어오라’고 해서 논란이 일었다. 만약 구글이나 네이버가 문제였다면, “들어오라”고 할 때 누가 들어가야 할까? 인공지능? 아마 ‘기사배열원칙’ 책임자가 들어가서 기사 배열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게 전부 아니었을까.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의 최대 난제는 윤리 문제다. 보행자와 승객 둘 중에 한 명을 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누굴 선택할 것인가. 오류가 발생하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소유자 잘못인가, 제조사 잘못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언론 분야에도 점점 인공지능 도입이 늘고 있다. 가장 빠른 분야는 기사 배치, 즉 편집의 영역이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언론계는 직업윤리를 매우 강조하는 곳이다. 인공지능 도입에 앞서 인공지능 언론윤리부터 심도 깊게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