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오픈율 40%, 온라인 팬미팅에 굿즈까지?

[인터뷰] '미라클레터' 선보이고 있는 신현규·이상덕 매일경제 기자

2만명. 뉴스레터를 받아보겠다며 자발적으로 이름과 이메일, 직업까지 알려준 구독자들이다. 35~40%. 뉴스레터를 열어보는 평균 오픈율이다. 지난해 1월 정식 서비스한 매일경제신문의 뉴스레터 ‘미라클레터’가 이룬 성과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구독자인 ‘미라클러’를 대상으로 온라인 팬미팅을 개최했고, 후드집업과 에코백, 마우스패드 등 굿즈도 판매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광고 콘텐츠를 붙여 수익 창출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최근 1~2년 새 쏟아져 나온 언론사 뉴스레터 중 미라클레터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다.


이상덕 매일경제신문 디지털테크부 기자(왼쪽부터) 신현규 실리콘밸리 특파원, 강민경 데이터사이언티스트는 글로벌 테크 경제, 스타트업 동향 등을 다루는 뉴스레터 ‘미라클레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라클레터는 정시 서비스된지 1년여 만에 구독자 2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 있는 신현규 특파원 사정상 사진에 신 특파원을 부분 합성했다.
신현규 실리콘밸리 특파원과 이상덕 디지털테크부 기자는 미라클레터를 통해 일주일에 세 번, 실리콘밸리 현장 소식과 글로벌 테크 경제, 스타트업 동향 등을 전해주고 있다. 온라인과 지면 기사에선 볼 수 없고 구독자들만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정보다. “뉴스레터 제발 그만두지 말아달라”, “지금의 퀄리티를 계속 유지해 주세요” 등의 구독자 피드백은 이를 방증한다. 지난 2019년 4월 신 특파원이 “독자들과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50명에게 시험 삼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00여통의 뉴스레터가 구독자들에게 전달됐다.


“처음엔 개인적인 프로젝트나 마찬가지였어요. 실리콘밸리서 벌어지고 있는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걸 신문에 싣기에는 어려운 콘텐츠들이 많았거든요. 또 한국 새벽 시간인 실리콘밸리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바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데 저한테는 채널이 없던 거죠. 반응이 좋은 걸 보고, 이런 시장과 독자 니즈가 있구나, 기존에 언론사가 독자에 충족시키지 못했던 게 있구나 싶었죠.”(신현규 특파원)


미라클레터는 독자에서 독자로 끝난다. 미라클레터를 구독하려면 메일주소와 이름 외에 구독자 업무도 기입해야 한다. 서비스 초창기엔 구독 신청란에 나이, 성별까지 물어보기도 했다. 구독자 맞춤 콘텐츠를 위해서다. 뉴스레터 말미엔 독자가 콘텐츠 내용에 만족했는지 묻는 설문 조사 창구도 있다. 뉴스레터 한 통 당 구독자 피드백은 많으면 300~400건. 기자들은 직접 독자와 소통하며 미라클레터의 문체 톤부터 콘텐츠 내용, 디자인까지 조절하고 있다. “처음엔 기존 기사를 요약하거나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했었는데 피드백이 없더라고요. 뉴스레터를 완결성 있는 하나의 스토리로 담아보자고 방향을 바꾸게 됐죠. 또 딱딱한 문체는 바이럴이 없었고, 어린 연령층들이 쓰는 문체를 쓰니 ‘오글거린다’는 피드백이 오기도 했어요. 구독자 성향을 분석하며 계속해서 수렴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이상덕 기자)


지난해 12월 미라클레터 팀은 구독자 미라클러를 위한 미라클 굿즈를 선보였다.

기자들은 구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며 포털 등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온라인 뉴스 독자와의 차이를 느꼈다. “구독자 답변 중엔 주변에 뉴스레터를 추천하고, 공유했다는 내용이 많아요. 다른 언론사와 비슷한 콘텐츠라면 독자들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지 않겠죠. 주변에 꼭 공유해야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콘텐츠를 만들자는 게 미라클레터 제작의 원칙이에요. 독자가 다른 사람에게 뉴스를 공유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봐요.”(신현규 특파원)


구독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미라클레터도 ‘유료화’ 앞에선 고민이 존재한다. 최근 진행한 구독자 설문 조사에서 미라클레터 유료화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 경쟁사는 다른 뉴스가 아니라 결국 콘텐츠라는 걸 깨달았어요. 콘텐츠를 수익화하는 방법은 유료화, 광고, 후원, 굿즈 판매 등이 있을텐데 독자들을 위한다는 기본적 철학을 어기지 않으면서 좀 더 창의적인 건 뭐가 있을까 계속 토론하면서 답을 찾아야 겠죠.”(신현규 특파원)


“처음 뉴스레터를 하나의 실험으로 시작한 것처럼 계속해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할 계획이에요. 서비스 초기엔 저희도 구독자 숫자에 집중했지만, 결국 구독자와의 지속적인 호흡이 중요하다고 봐요. 저희는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독자들은 바이럴을 일으켜주는 선순환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이상덕 기자)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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