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3회 이달의 기자상] 70년 비극의 씨앗… 그리고 2880

박상용 KBS춘천 보도국 기자 /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박상용 KBS춘천 기자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적잖이 놀랐습니다. 지뢰와 폭발물 피해자가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기존 피해자 600여명을 포함한 지뢰, 불발탄 피해자는 2880여명! 3000명은 훌쩍 넘기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전쟁 이후 지뢰 피해자는 반세기 넘게 국가로부터 지원은커녕 어떠한 혜택이나 보살핌도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전쟁 65년이 지난 2015년에야 비로소 지뢰 피해자 지원법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지원 금액이 산정돼 오래전 사고일수록 지원금이 낮아지는 ‘역진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50~60년대에 피해를 당한 분들은 계산해보니 보상금이 몇십만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 외국의 지뢰 제거에 코이카 등을 통해 수백 억원의 원조금을 지원하는 우리나라가 자국의 지뢰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은 소극적이었습니다. 알리고 싶었던 건 지뢰피해자보다 2배나 많은 불발탄 피해자는 2000명에 가까웠는데 이들에 대한 정부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방송 이후 많은 제보와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결같은 말은 ‘억울하다’였습니다. 반세기 넘게 국가의 부실 관리로 발생한 사고를 본인의 실수로 자책하며 살았던 겁니다.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도 크고 작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 보니 대부분 생활이 어려웠습니다. 관련법을 즉시 개정해 이들의 억울했던 삶과 인생을 조금이라도 보듬어줘야 합니다.


송승룡 취재부장과 보도국 구성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부족한 통계 작성 실력을 끊임없이 보완해준 아내 김수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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