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KBS 본사 탐사보도부에 있다 지난해 KBS광주 탐사보도팀으로 내려왔을 때 김효신<사진> 기자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취재해 단 하나라도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민들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마음의 빚 때문이었다. 경제와 농업 분야를 오랫동안 다뤄왔지만 농산물 가격 폭락 같은 단편적인 사실만을 다루면서 의구심과 부채감만 키워왔던 터였다. 본사에서 탐사보도를 배우며 지역에서 꼭 대탐사를 하겠다고, “도시 기자가 아닌 논두렁 밭두렁 기자가 되겠다”고 그는 결심했다. 그 소망이 이뤄진 걸까. 그는 지난해 <농산물 가격의 비밀...누가 돈을 버나?> <‘루보사태’ 김영모가 돌아왔다> 등으로 세 차례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특히 <‘농민 없는’ 농업법인...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은 최근 한국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 기자는 “수상 실적보다 동료 기자들이 인정해준 것이 정말 기뻤다”며 “게다가 상을 받은 이후 기사들이 힘을 받아 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고 개선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솔루션 저널리즘을 상이 열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는 농민들에 가장 큰 공을 돌렸다. 김 기자는 “기사를 본 농민들이 제 메일로 불법 사례 제보부터 ‘고맙습니다’ ‘힘내시라’는 응원 메일들을 보내주셨다”며 “기자 생활을 17년 했지만 그런 메일들이 쏟아져 들어온 건 처음이었다. 현장에서도 알아보시고 적극적으로 사례들을 섭외하고 찾아주셨다”고 말했다. 최문호 등 1세대 탐사보도 기자 선배들과 광주 지역 기자 선배들에게도 김 기자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주변 선배들이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특히 어떤 회사도 1년 동안 이슈 하나를 취재하라고 놔두지 않는다. 거시적인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 그 기회 자체가 이번 성과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본사 디지털기획부에 있다. 앞으로 콘텐츠 유통 시스템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 기자는 “콘텐츠의 의도가 곡해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론 꾸준히 배워가면서 솔루션 저널리즘의 한 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