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시위를 응원한다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힘내라, 미얀마!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민 불복종 시위가 50일이 돼 간다. 사망자만 16일 현재 120명을 넘어섰다. 세계가 지켜보는데 군경의 폭력 진압은 멈추지 않고 있다. 급기야 민주화 시위를 적극 보도한 언론사 5곳을 강제 폐쇄했다. 뒤이어 또 다른 독립 언론 매체의 기자 10명을 고소하고, 12명을 재판 없이 구금했다. 반대 여론을 잠재우겠다는 언론통제 조치다. 우리는 정당성 없는 미얀마 군부의 언론 탄압을 규탄하며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 뜨거운 연대를 보낸다.


1987년 민주항쟁을 겪은 한국처럼 미얀마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군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SNS를 중심으로 시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불복종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세이브 미얀마(#SaveMyanmar), 미얀마를 위한 정의(#JusticeForMyanmar) 해시태그 운동을 펼치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국내에 있는 미얀마 이주노동자와 유학생 등 3만명도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연대의 뜻을 밝히며 화답했다. 군부 규탄 성명을 내고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천주교 주교단은 “형재애로 연대한다”며 지지를 보냈고, 정의구현사제단은 “1980년 5월 광주를 보는 듯하다”며 미얀마 민주주의를 기원하는 미사와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조계종도 미얀마 학생들과 서울 도심에서 오체투지에 나섰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민주화를 위한 기도와 호소문을 발표했다. 미얀마 ‘8888항쟁’ 희생자 유족과 교류하고 있는 ‘광주 오월어머니집’ 어머니들도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민주투쟁을 도울 것”이라며 연대의 마음을 보내고 위로했다.


우리뿐 아니라 군부의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지만, 군부는 폭력의 수위를 높여가며 민주화 열망을 꺾으려고 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의장성명을 발표했지만 군부의 폭거를 쿠데타로 규정하지 못하고 “극도의 자제”를 촉구하는 선에서 멈춰버렸다. 미국과 중국이 얼기설기 얽히며 미얀마 군부를 압박할 강도 높은 제재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얀마에 군용물자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행동이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가 “시위 진압에 한국산 DK-44 섬광탄 등이 사용됐다”고 지적한 뒤 나온 조치다.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뤄낸 우리 정부가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군부의 폭력 진압에 쓰일 무기 수출을 제재하기로 한 건 당연한 결정이다.


민주화 시위를 보도하는 국내외 언론도 유혈 진압 규탄과 연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전문직 기자협회는 현지에서 취재하다 체포된 기자들을 석방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AP통신 사진기자와 기자 5명이 시위 취재 중 수갑까지 채워져 연행 구금된 사진은 충격을 더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자기 직무를 수행한 언론인들이 처벌돼서는 안 된다”며 무차별적인 체포에 강력 항의했다. 총칼 앞에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은 80년 5월 광주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영상기자협회는 “오월광주에서 독일 기자 힌츠페터와 같은 다른 나라 방송, 언론사 기자들의 목숨을 건 취재와 보도가 그 참상을 알렸다”며 언론인들의 국제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오늘 미얀마가 쿠데타를 끝장내고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시민들의 항쟁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힘내라,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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