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내년 서울시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TBS 출연금을 대폭 삭감해 논란이 됐다. TBS의 올해 총 예산은 515억원. 이중 서울시 출연금은 375억원이다. 전체 73%에 달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올해 대비 약 122억원을 삭감한 252억원을 내년도 출연금으로 책정했다. 서울시는 충격요법이라고 주장했다. TBS가 재단으로 독립한 만큼 서울시로부터 재정적으로도 독립해야 서울시를 비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측에서는 언론 길들이기라고 주장한다.
서울시 출연금 삭감 관련 논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김어준의 뉴스공장’ 편향성 문제, 둘째 출연금 삭감 당위성 문제, 셋째 TBS의 자율성 확보 문제다.
첫째 편향성 이슈. 보수진영은 물론 진보진영에서도 일부를 제외하곤 대체적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민주당 편향적이라고 인정한다. 특히 진행자 김어준씨가 최근 본인의 유튜브 방송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도와줘야 한다”며 사실상 공개지지하며 이런 논란이 더욱 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규칙 중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21조 3항은 “방송은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를 공표한 자 및 정당의 당원을 선거기간 중 시사정보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출연시켜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어준 발언이 특별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판단을 해야 하는 방심위가 책임을 방기하면서 현재 문제에 이르렀다. 예산 삭감문제와 별도로 이 문제를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당위성 이슈.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출연금 삭감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당사자인 오세훈 시장만 부인할 뿐이다. 그런데 1980년 전두환 신군부는 눈엣가시처럼 여긴 CBS의 보도기능을 빼앗았고 선교방송만 강요한 역사가 있다. CBS의 광고기능도 빼앗아 전체 광고수익 90% 이상이 줄어들어 언론으로서 기능을 1987년까지 못했다. 프로그램이 편향적이어서 문제라면 이를 바로잡을 절차적 방법이 여럿 있지만 서울시는 이를 택하지 않았다.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KBS나 YTN 등 다른 공영방송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압박이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기우일까.
셋째 자율성 이슈. 출연금을 삭감해도 TBS 예산에서 서울시 출연금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서울시를 마음대로 비판할 수 있도록 삭감했다는 주장의 허망함이다. 삭감된 출연금을 기준으로 TBS가 작성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라디오본부는 올해 62억원에서 내년 2억원으로, TV본부는 올해 37억원에서 내년 1억원으로 예산이 삭감됐다. 비판은 고사하고 산소호흡기를 꽂게 될 상황이다.
아무리 ‘승자독식주의’라고 해도 도가 넘었다. 오 시장의 이런 예산 통제 방식은 과거 독재정부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편향성은 편향성대로 예산은 예산대로 분리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