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SBS 노조위원장 연임…"사장 중심체제 공고화 우려"

후보 없어 비대위 전환 직전 출마

정형택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

전국언론노조 18대 SBS본부장에 정형택 기자가 연임됐다. 단독 출마한 정 본부장은 29일부터 31일까지 치러진 선거에서 97.4%의 찬성률로 선출됐다. 선거인 수 1068명 중 759명(투표율 71.1%)이 참여한 이번 투표는 찬성 739표(97.4%), 반대 20표(2.6%)가 나왔다.

정 본부장은 “압도적인 표로 신임해준 조합원분들께 감사드린다. 저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노조가 더 강건히 서서 조합원의 이익을 제대로 지켰으면 좋겠다는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조합원들이 지지해주신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또 공약으로 약속했던 더 강건한 노동조합, 조합원이 주인인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임기 동안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2003년 SBS 보도본부에 입사한 정 본부장은 보도국 사회부 시경 캡, 뉴미디어국 비디오머그팀장 등을 맡았고, 지난해 6월 SBS본부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7대 SBS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공약으로 △수평적 노사관계 설정 △SBS미래발전협의체 상설화 △조합원이 주인인 노동조합·조직 강화 특위 신설 △조합원 복지 확대·조합원 대출, 안식월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번 SBS본부장이 연임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월 SBS본부는 본부장 및 지부장 선거에 돌입했지만, 1차, 2차 공고까지 본부장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다. 3차 공모에 정 본부장이 후보로 출마하면서 노조 규약 상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수 있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 박정훈 SBS 사장이 3연임에 성공, 최장수 SBS 사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힘의 균형이 사측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 시점이었다. 지난 25일 SBS 정기주주총회에서 통과된 박정훈 사장의 연임안은 지난해 노사 합의로 임명동의제가 폐지되면서 별도의 구성원 투표 없이 결정됐다. 지난해 1월 SBS 사측이 사장‧본부장 임명동의제 폐지를 요구한 것을 두고 노사는 갈등을 빚다 그해 12월 파업 출정식 직전에 임명동의제 대상에서 사장을 제외하는 대신 보도본부 최고책임자 및 시사교양, 편성국장 임명동의제를 유지하고, 노조 추천 사외이사 복원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세 번째 사장 연임으로 사장 중심 체제가 공고화됐다는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게 두는 건 지난 1년 동안 결의를 모아 노조를 정상화시키고,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의 합의를 이뤄낸 조합원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는 고민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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