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몇 대기업들이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한다는 ‘ESG 경영’을 주창하고 나서며 화두가 됐다. 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중대재해처벌법 등에 대해선 어디까지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안을 지켜보던 조창원<사진> 파이낸셜뉴스 경제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가치 경영이 대세가 된 원인과 본질에 주목하게 됐다. 경영학 박사과정 중인 그가 ‘사회적 가치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낸 이유다.
조창원 부장의 논문 ‘사회적 기업 기업가의 전략적 지향성이 조직효과성에 미치는 영향: 한국 사례를 중심으로’는 지난 1월 유력 국제전문학술지인 ‘SCOPUS(스코퍼스)’급 저널 12권 1호에 실렸다. 조 부장은 이번 논문과 또 다른 해외 영문 학술지에 게재된 ‘사회적 기업가정신 구성요인이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 논문 등으로 오는 8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게 될 예정이다.
조 부장은 “기업이 선한 일을 하는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얻겠다고 하는 경제적 가치를 모두 추구할 수 있을지, 그래서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 대한민국 사회는 아직 논쟁 중이고 정리가 안 돼 있다”며 “이번 논문을 통해 양극단의 가치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전략적 유형으로 대처할 때 경영 시너지를 높이고 지속가능 경영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실증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논문을 완성하고, 박사 학위를 받기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다. 박사 과정을 등록한 지난 2014년은 정 부장이 10년 넘게 기자 일을 하면서 공허함을 느끼던 때였다. HR, 마케팅, 투자 등 기업 경영과 관련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썼지만, 피상적인 수준에서만 글을 쓰는 것 같다는 한계를 깨달았다. 그렇게 “귀신에 씌듯” 경영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번 논문을 해외 학술지에 투고하게 된 건 내 연구가 국제적으로 공표가 돼 공론의 대상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살아있는 동안 학술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해보고 싶었죠.”
논문 연구를 위해 사회적 기업에 종사하는 2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기자로서도 큰 자산이 됐다. 설문조사 문항 구성을 위한 문헌 연구부터 조사 진행, 통계 분석까지 경험한 그는 앞으로 데이터 저널리즘 분야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논문이라는 마음의 짐을 놓으니까 이제 좀 자유인이 됐다 싶었는데 또 엉뚱한 생각이 드네요(웃음). 기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서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직접 생산하는 방법들을 공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