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72) 여름날 펼쳐지는 일상의 난장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외무대에 영화관이 차려졌습니다. 이름하여 ‘ACC 빅도어시네마’. 어둑해지며 바람이 선선해질 무렵, 삼삼오오 찾아든 관객들이 돗자리나 간이 의자를 펴고 치킨과 맥주 등을 가져와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상영되는 영화는 프랑스 파리에서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사이를 넘나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우디 앨런 감독의 2011년 작품인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한국에 들어온 지 꽤 오래된 영화이고 웬만한 OTT 서비스 등에 소개된 영화로 집에서도 볼 수 있을텐데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 이렇게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영화도 영화지만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함께 어울리지 못하던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은 것처럼 관객들은 서로 웃고 떠들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일상의 감흥인 듯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후 이어지는 음악밴드의 공연에 박수와 환호로 의미를 되새깁니다. 점점 예전 일상으로 회복되는 것 같아 관찰자 입장에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