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창신동 모자 사건

[제381회 이달의 기자상] 전민영 채널A 사회부 기자 / 취재보도1부문

전민영 채널A 기자

무너져 내린 싱크대, 곰팡이와 쓰레기로 가득한 집. 고립된 삶을 그대로 담은 모습이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탈락”이란 사실을 취재진이 납득할 수 없던 이유입니다. 분노가 끝없는 질문을 만들어냈습니다. 어쩌다 이들이 방치됐는가, 그토록 외쳤던 ‘사각지대 발굴’은 어디에 닿은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주 간 창신동을 매일 같이 찾았습니다.


인기척 없는 집의 현관을 두드릴 때마다 후각을 곤두세웠습니다. 혹여나 방치된 죽음을 놓칠까 한 집 한 집 모든 힘을 쏟아 방문했습니다. 위급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백발의 할아버지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구급차에 실려 간 겁니다. 그의 아들은 심한 지적 장애를 앓고 있었고, 집 안은 심한 악취로 가득했습니다. “남일 같지 않다”라는 주민들의 말을 온몸으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팀을 이끌어준 선배의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수도사업소 공무원은 ‘창신동 모자’ 집에서 물이 새 수도 요금이 치솟아 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저희 기자들도 우리사회 누수가 있는 곳을 찾겠습니다. 구멍 뚫린 곳이 어디인지, 막을 방법이 있는지 그리고 그 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 나서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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