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동학개미운동' 존리 불법투자 조사

[제382회 이달의 기자상] 이대혁 한국일보 경제부 기자 / 경제보도부문

이대혁 한국일보 기자

‘존 리’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방송이었다. 그는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돼 있었다. 방송에서 그는 “커피 마시지 말고 주식 투자해라”, “아이 학원 보내지 말고 그 돈으로 주식 사라”라고 말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의 이름을 다시 떠올린 것은 금융감독원이 메리츠자산운용에 대해 ‘수시검사’를 진행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불법 투자가 의심스러웠다. 후배들과 파기 시작했다. 겨우겨우 ‘존 리 대표가 자신의 아내 이름으로 투자한 친구의 회사에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를 투자했다’는 얼개가 갖춰졌다. 다각도로 추가 취재한 뒤 본인에게 직접 물었다. ‘별거 아니다’는 식의 반응이 돌아왔다.


본보를 통해 그의 ‘불법투자 의혹’ 기사가 나간 직후 존 리 대표 측은 해명을 쏟아냈다. ‘아내가 원해서 투자했고 친구 회사 상품이지만 메리츠자산운용의 펀드 투자는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투자자 피해가 없으니 문제가 없다는 투였다. 후속 기사로 그와 그의 아내, 친구와 그 친구의 자녀 등이 연관된 또 다른 거래를 공개했다. 남들에겐 주식투자를 권유하면서 그의 투자는 대부분 부동산에 집중된 이율배반적 상황도 드러났다. 이후 그는 사임했다.


금융은 어렵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전문가를 찾는다. 존 리 전 대표는 적합한 인물로 등장했다. 언론과 방송이 그를 ‘투자의 신’으로 띄운 측면도 없잖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이용해 사익을 좇는 인물이었다. 든든한 후배들과 함께 수상해 영광이다. 방향을 함께 고민해준 고찬유 경제부장에겐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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