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신춘문예 당선 취소

대한매일 동시 응모 드러나

문화일보가 2003년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된 작품을 취소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해당작가가 대한매일에 중복투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화는 지난 1일자 지면을 통해 신춘문예 당선작들을 발표하며 단편소설 부문에 오재원씨의 ‘아버지의 저녁’을 선정했다. “세련된 문체로 ‘붙임의 시대’를 극적으로 형상했으며 ‘해마’라는 특이한 소재를 끌어들여 무리없이 황폐한 우리 시대의 단면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며 “당선작을 ‘아버지의 저녁’으로 결정하는데 심사위원 사이의 이견은 없었다. 새로운 작가의 내일을 기대해본다”는 심사평도 함께 실렸다.

하지만 역시 1일 신춘문예를 발표한 대한매일에도 ‘아버지의 저녁’에 대한 심사평이 실려 양 사의 담당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아버지의 저녁’은 대한매일 심사에서 수상의 영예는 안지 못했지만 최종후보작 3편 가운데 포함, 당선작과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매일 심사위원들 역시 이 작품에 대해 “자의식과 미묘한 심리적 정황까지 드러내는 데 성공한 문장은 소설공부를 제대로 한 결과일 것”이라고 호평했다. 다만 문화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한 ‘해마’라는 소재에 대해 “자연스럽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따라 문화는 3일 사고를 통해 “당선작 ‘아버지의 저녁’이 타지에 중복투고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응모규정에 따라 당선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문화일보 문화부 배문성 차장은 “표절과 중복투고를 막기위해 사별로 규정을 두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수천건에 이르는 응모작들을 대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번 사건처럼 중복투고된 사실이 알려질 경우 당선을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문화 신춘문예에 신청된 소설은 총 834편이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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