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업무정지 6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경희)는 3일 MBN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불복 절차가 없다면 MBN은 가처분 신청이 종료되는 30일 이후 6개월 영업정지를 시행해야 한다.
지난 2020년 10월30일 방통위는 MBN이 과거 종합편성채널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자본금을 불법으로 충당하는 등 방송법을 위반했다며 6개월간 업무를 전면 중단토록 명령했다. MBN은 이에 불복해 지난해 1월 업무정지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처분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해 1월 서울행정법원은 MBN이 제기한 업무정지 처분 효력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영업정지 처분이 방송법령이 정하는 제재 수위 범위에 부합,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MBN)는 사업자 승인을 위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406억원 가량의 거액 자금을 차입한 다음 원고 자금으로 임직원 명의로 차입해 자기 주식을 취득했고 이를 알지 못한 피고(방통위)의 실제 승인 결정을 받고 재승인 심사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방통위) 심의위원회에서는 제재 수위에 대해 충분한 심의를 거친 걸로 보아 그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는 사기업과 다른 높은 공공성 공익성을 요구되는 사업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익에 위배되는 비위행위를 했고 비위행위의 강도, 지속된 기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는 언론사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중대하게 훼손한 것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MBN 노조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어 “사측이 항소와 가처분 신청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MBN지부는 “이번 판결은 직원들이 입을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당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사건의 실질적인 기획자인 당시 경영진은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 등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법원은 경영진에게는 솜방망이 처벌로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하고, 아무 죄 없는 직원들에게 가혹한 처분을 내린다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사측은 그동안 재판은 회사가 잘 해결할 테니 직원들은 본업에만 충실하라는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해왔다. 결국 이런 위기 국면을 불러온 것”이라며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경영혁신 기구를 설립을 제안한다. 대주주의 영향력을 확실히 차단하고 방통위가 부과한 재승인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는 경영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