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은 뉴스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짧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일 공개한 ‘2022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들은 모바일·PC 인터넷(80.3%), 텔레비전(69.1%), 인공지능 스피커(14.4%), 라디오(10.8%), 종이신문(8%), 잡지(4.7%) 등 다양한 경로로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에서도 포털(63.7%), 온라인 동영상(63.3%), SNS(49.3%), 메신저 서비스(46.9%), 인터넷 뉴스 사이트(17.1%), 언론사 홈페이지(15.3%), 온라인 커뮤니티(7.0%)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뉴스를 이용하며, 2019년과 비교해 언론사 홈페이지를 제외한 모든 플랫폼에서 뉴스 이용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이용 방식 조사에서도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서 뉴스를 본다’는 응답이 3.42점(5점 척도)으로 2019년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뉴스에 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하루 평균 뉴스 이용시간은 2019년 60.4분에서 2022년 49.8분으로 오히려 짧아지는 ‘모순’된 결과도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4~6학년)은 40.1분에서 46.2분으로 6분 정도 증가했지만, 중학생은 67.1분에서 44.5분으로, 고등학생은 72.4분에서 58분으로 각각 10분 이상 감소했다.
자는 시간보다 인터넷 하는 시간 더 길다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건 청소년들의 미디어 이용 전반에서 두드러진 점이다. 지난 일주일간 청소년의 50% 이상이 사용한 미디어 플랫폼·서비스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97.4%), 인터넷 포털(97.3%), 메신저 서비스(95.8%), 게임 플랫폼(84.2%), OTT 서비스(78.1%), SNS(78.1%),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75.3%), 메타버스 플랫폼(52.1%) 등 총 8개 유형이었다. 특히 초등학생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률은 74.4%로 OTT 서비스(68.5%)보다 높았고, 고등학생(32.0%)의 2배가 넘었다.
이처럼 다양한 미디어를 습관처럼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은 일상 그 자체나 다름없다. 2019년 조사에서 청소년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약 4시간 30분(267.2분)으로 보고됐는데, 3년 만에 약 8시간(479.6분)으로 1.8배 증가했다. 청소년의 평일 평균 수면시간이 7.2시간(여성가족부, ‘2022 청소년 통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시간이 수면시간만큼 길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청소년은 유튜브,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하루 3시간 정도 이용하고,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서비스를 1시간 30분 정도 이용한다. 메신저는 수시로 이용한다. 공부할 땐 인터넷 강의를 듣고, 사전을 찾아보기보다 네이버를 검색한다. TV를 보거나 ‘혼밥’을 할 때도 스마트폰을 본다.
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대체적 관계라든가 온라인이 오프라인에 대한 보완적 관계라든가 하는 시각도 이제는 타당하지 않은 듯하다”며 “더이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는, 인터넷에 접속한 온라인은 그냥 청소년의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숏폼 콘텐츠 급부상…페이스북 이용률 급락
성별과 학교급 상관없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97.3%)였다. 다음으로 유튜브 쇼츠(68.9%), 인스타그램 릴스(47.6%), 틱톡(39.6%), 트위치(15.3%) 등의 순이었다. 2019년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숏폼 콘텐츠의 부상이다. 청소년의 약 60% 이상이 일주일에 적어도 3~4일은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유는 짧아서 공부 시간이나 이동 시간 등 사이사이에 볼 수 있고 검색하지 않아도 계속 추천을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고 가볍게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28.1%가 동영상을 직접 촬영해 업로드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25.3%)보다 여학생(31.0%)이, 초등학생(36.2%)이 중학생(29.9%)과 고등학생(20.0%)보다 업로드 경험률이 더 높았다.
SNS 이용 경험률 조사에선 인스타그램(81.6%)이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페이스북(46.1%), 트위터(21.9%), 핀터레스트(12.1%), 밴드(9.7%), 카카오스토리(5.0%) 등의 순이었다. 2019년 80.3%로 1위였던 페이스북은 3년 만에 2위로 밀려나고 비율도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메신저 서비스에서도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카오톡(95.3%) 다음으로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52.3%)가 2위, 페이스북 메신저(30.0%)가 3위를 기록, 3년 전과 비교해 2,3위가 역전됐다. 청소년이 이용하는 메신저 플랫폼으로 디스코드가 새롭게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일주일간 디스코드를 이용한 청소년의 비율은 22.4%였고, 남학생의 11.1%는 디스코드를 가장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 플랫폼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2016년, 2019년에 이은 세 번째 조사로 지난 7~9월 전국 17개 시·도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278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보고서 전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