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32) 이동식 간이 철학원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조수정(뉴시스), 최주연(한국일보), 구윤성(뉴스1), 정운철(매일신문), 김애리(광주매일)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벌써 올해 달력이 두 장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 오르락내리락 굴곡진 일상들을 보내셨겠죠? 계속되는 오르막길도 없지만 계속되는 내리막길도 없습니다. 산행이건 인생이건 말이죠. 늘 성공만 할 수도 또 실패만 겪을 수는 없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생기고, 나쁜 일이 생기면 반대로 좋은 일도 찾아옵니다. 동전 양면처럼 우리의 인생은 위로 아래로 요동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오르막길일 때 내리막을 대비하고 내리막길일 때 좌절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성공으로 가는 오르막을 오를 때 자신의 노력과 주변 도움, 조언 등이 큰 힘이 됩니다.


인생 조언, 성공을 위한 조언, 좌절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한마디. 이런 힘이 되는 말들은 누구에게 들을 수 있을까요? 가족, 애인, 친구, 동료들이 있습니다. 때론 점쟁이의 사주팔자, 오늘의 운세, 타로 등도 있죠. 이런 조언이 두루뭉술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운세 풀이해주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당연한 말을 해줍니다. “나쁜 짓 하지 마라”, “베풀고 살아라”, “활기차게 움직여라”, “교통사고 조심해라” 등등. 점을 보는 게 미신이라거나 틀리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주변에는 항상, 누군가, 늘, 내가 잘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돈 내고 듣는 이야기보다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닐까요? 굳이 돈 내고 듣는 이야기보다 주변 사람들이 해주는 이야기에 조금만 더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나보다 어리지만 현명할 수도, 나보다 더 살았기에 현명할 수도 있는 분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그분들 말에 귀 기울여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불확실성 속에서 확신을 갖기 위한 조언의 결론은 자신이 내리는 겁니다.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습니다. 비 오는 어느 가을날, 으슥한 곳에 이동식 간이 철학원의 홀로 밝혀진 불이 유난히도 밝아 보이는 11월의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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