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수조 거래

[제400회 이달의 기자상] 노현우 연합인포맥스 기자 / 경제보도부문

기업어음(CP)이 기준금리보다 대폭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은 이상했습니다. 기준금리가 3%대였는데 만기가 길고 위험이 큰 CP가 1%대 거래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 거래가 하루에만 9조원 넘게 돌아갔습니다. 자산운용사에서 채권 전략가로 일했던 경험을 통해 잘못됐단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종혁 금융시장 부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취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취재원들은 증권사 랩 신탁 계정의 통정매매라며 만연한 문제라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묻히는 듯했던 기사는 2023년 초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소식에 되살릴 기회를 맞았습니다. 은행 파산이 자산과 부채 미스매치에서 비롯됐는데 이 문제는 랩 신탁 계정에도 해당했습니다. 대기업이 랩 신탁에 맡겼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문제는 실물경제로도 확산했습니다. 금융당국을 10년 넘게 출입한 정지서 기자와 함께 생생한 사례를 담아 기획 기사를 또 송고했습니다.


저희 노력은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2월 랩 신탁 영업 관행을 점검한 결과 불법 거래 정황을 적발했다고 밝히면서 결실을 봤습니다. 수차례 기획 아이템을 제시한 곽세연 투자금융부 부장, 기사 방향을 조율한 황병극 취재본부장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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