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67편이 출품됐다. 5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3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MBC <류희림 방송통신위원장 ‘청부 민원’ 의혹> 보도는 방송사들에 대한 무더기 과징금 의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직원 내부게시판 글을 처음 공개하는 등 충실한 후속 보도들이 이뤄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CBS <초유의 사법부 전산망 북한 해킹 사태> 보도는 제목만 본다면 다발적으로 이뤄진 북한의 해킹 사건 중에 하나로 치부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보도는 사법부가 해킹을 당했다는 사실보다는 사법부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사법부가 해킹 당한 사실을 숨기고 해킹 보도를 반박하고 있는 점, 보도를 통해서 사법부가 해킹 사실을 인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한겨레 <한신대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보도는 유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유학생 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평을 받았다. 보도를 통해서 한신대가 자신들의 실수를 감추기 위해서 유학생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강제 출국시킨 반 인권적인 행동을 알린 것으로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 보도라는 평이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 <이상한 CP시장, 기준금리보다 낮게 하루 수조 거래 外>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관심 없는 일반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사실을 족집게처럼 짚어서, 이 문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까지 골고루 꼼꼼하게 지적한 역작이었다는 평이다. 한국 언론에서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수준의 기사가 나온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들 중에는 언론사 간 협업 모델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뉴스타파·부산MBC·경남도민일보 <특수활동비 등 검찰 예산 최초 공동검증>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누더기 정보를 공개한 검찰 횡포에 맞서, 감춰진 정보들을 재판과 협업을 통해서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문 방송 인터넷 언론사라는 이종 매체의 협업과 재판을 통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이뤄낸 것은 타 언론사에게도 모범 사례가 되었다는 평이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2편이 선정됐다. 경남신문 <우리동네 해결사>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꼼꼼히 취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밀착형 문제해결 저널리즘(솔루션 저널리즘)’의 좋은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지방신문협회 특별취재단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는 9개 지역 언론사들의 협업 모델로 이뤄졌다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개 언론사가 커버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영역을 전국의 지방 언론사들이 협업해서, 비용도 줄이면서 다양한 시점을 커버한 것은 장려할 시도라는 의견이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울산MBC <울산 민간인 학살, 누가 그들을 죽였나-눈카마스 코리아>가 수상했다.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살 책임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국방부로 인해서 현재에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극복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조명한 내용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1월 심사를 마지막으로 2023년 한해 이달의 기자상 심사가 막을 내린다. 그동안 회원들의 격려와 함께 지적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많은 기사들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저널리즘을 발굴하고 격려할 수 있었던 것은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