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명, 민주당 25명… 전직 언론인 총선 대거 도전장

KBS 10명으로 최다 배출… 언론인 출신 초선들 대부분 재출마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한 전직 언론인이 7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만 38명의 언론인 출신이 출사표를 던졌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25명의 전직 언론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중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 진출을 확정한 예비후보들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과연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는 전직 언론인은 최종적으로 몇 명이나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4·10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지금까지 출마를 선언한 전직 언론인이 7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1월2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지난달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재영입식에서 노종면 전 YTN 앵커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기자협회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명부와 언론 보도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선에 출마한 언론인은 11일 기준 총 73명이었다. 당별로 보면 국민의힘에선 당선 이력이 없는 29명을 포함해 총 38명의 전직 언론인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TV조선 앵커 출신인 신동욱(서울 서초을) 후보와 박정훈(서울 송파갑) 후보를 비롯해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김종혁(경기 고양병) 후보가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받으며 선거운동에 나섰고,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도 유용원 전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와 김장겸 전 MBC 대표이사 등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민주당에선 당선 이력이 없는 15명을 포함해 25명의 전직 언론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YTN 앵커 출신인 안귀령(서울 도봉갑) 후보와 노종면(인천 부평갑) 후보가 당에서 전략공천을 받으며 일찌감치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JTBC 앵커 출신인 이정헌(서울 광진갑) 후보도 경선에서 승리하며 지역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다. ‘제3지대’로 분류되는 개혁신당에선 중부일보 기자 출신인 정국진 후보가 경기 평택갑에 공천됐고, 조국혁신당도 최근 김보협 전 한겨레신문 기자를 외부인재로 영입했음을 밝혔다.

4·10 총선에 출마하는 전직 언론인 중 당선 이력이 없으며 11일 기준 공천이 확정됐거나 경선을 치르고 있는 후보는 총 29명이다.

언론사별로 살펴보면 KBS가 가장 많은 10명의 예비후보를 배출했다. 기자 출신인 김기흥(인천 연수을) 후보와 배종호(전남 목포) 후보, PD 출신인 이석형(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후보가 각각 국민의힘, 민주당, 무소속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고, 진양혜 전 아나운서와 천효정 전 기자도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공천을 신청했다.


동아일보(9명), MBC(9명), YTN(4명) 출신 언론인들도 적잖이 출사표를 던졌다. 동아일보에선 논설위원 출신인 정연욱(부산 부산진을) 후보와 기자 출신인 오중기(경북 포항북) 후보가 각각 국민의힘,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고 MBC에선 ‘뉴스데스크’와 ‘100분 토론’ 앵커였던 박용찬(서울 영등포을) 후보, 아나운서 출신의 배현진(서울 송파을) 후보, 시사제작국장을 역임했던 정연국(울산 중) 후보 등이 출마했다. MBC의 경우 총선 때마다 10명 이상의 예비후보가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엔 그 수가 다소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쏠림이 강했는데, 서울(18명)과 경기(13명), 인천(7명)에만 38명의 후보가 몰렸다. 특히 인천에선 MBN·채널A 앵커 출신이자 IHQ 총괄사장이었던 박종진(인천 서갑) 후보, SBS 아나운서 출신인 손범규(인천 남동갑) 후보 등 비교적 새로운 인물이 출사표를 던졌다. 충청권에서도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자 아시아투데이 부사장을 역임했던 김동원(충북 청주흥덕) 후보, KBS 파리특파원 출신인 이충형(충북 제천·단양) 후보 등 최근 언론사를 그만둔 기자들이 예비후보로 모습을 드러냈다.


언론인 출신끼리 경쟁을 벌인 곳도 있었다.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선거구에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전직 언론인이 맞붙었는데, 그 결과 채널A 기자 출신인 이민찬 후보는 3자 경선에서 탈락하고, G1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허인구 후보만 결선에 진출했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많은 예비후보가 몰렸던 부산 서·동에서도 부산일보 대표이사를 지냈던 안병길 후보와 KBS 기자 출신인 이영풍 후보가 이름을 올렸지만 안병길 후보는 탈락하고 이영풍 후보만이 3인 경선에 올랐다.


당별 경쟁이 무산된 곳도 있었다. 서울 서대문갑에선 국민의힘으로부터 단수공천을 받은 이용호 전 경향신문 기자가 민주당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홍국 전 TBS 보도국장과 겨룰 뻔했지만 민주당이 이 지역구를 청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김 후보가 배제돼 언론인 출신 간 경쟁은 없던 일이 됐다. 인천 남동을에서도 민주당 예비후보인 이훈기 전 OBS경인TV 기자가 고주룡 전 MBC 논설위원과 맞붙을 뻔했지만 고주룡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하며 경쟁이 무산됐다.


한편 언론인 출신 초선 의원들은 대부분 재출마했다. 고민정(서울 광진을), 한준호(경기 고양을), 허종식(인천 동·미추홀갑) 후보 등은 모두 단수공천을 받거나 경선에서 승리하며 21대 때와 똑같은 지역구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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