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의 출발은 의심이었습니다. 해외파견 교환학생들이 AI 편집 프로그램으로 성적표를 위조해 학점을 인정받고, 1000만원에 달하는 교내외 장학금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존에 목격했던 한국 사회의 다양한 성적 위조와 다른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교류대학이 많고, 해외 대학별로 성적표를 발급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단순 성적 조작 사례를 전하는 데에서 멈추기보단, 왜 이런 성적 조작이 학생들 사이에서 계속 일어나는지,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고민했습니다.
두 달여 이상 의심을 두고 취재한 결과, 교환학생 제도 법령이나 지침이 없어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또 교환학생들이 성적표 위조를 통해 학점 인정과 장학금 수령, 취업 등 불공정한 스펙을 쌓아 올린 문제의 뿌리를 짚어냈습니다. 교환학생 성적 조작 문제는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국 대학의 문제였습니다. 교환학생 제도는 정부가 아닌 대학 차원에서 활발히 이뤄지다 보니 대학도, 교육부도 관리 감독에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보도 후, 대학들이 잇따라 해외 대학에 요청해 원본 대조를 필수화하고 자체 점검을 강화했습니다. 교육부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논의를 시작했으며, 국회 교육위원회도 제정 발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얼마나 달라질지 계속 의심하고 지켜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인 제가 이번 기획보도 아이템을 발제했을 때, 응원해 주시고 조언해 주신 G1방송 보도국 모든 선배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