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돈거래를 한 전직 기자 두 명이 김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50억 클럽'의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도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이준동)는 7일 한겨레와 중앙일보 출신 전직 기자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4월 이들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15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없어 기각했다.
검찰은 전직 기자들에게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신문사 간부였던 이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비판 보도를 막아 달라는 김씨의 부정한 청탁을 수용하고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돈을 건넨 김씨는 반대로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파악한 금품 수수는 전직 한겨레 기자가 2019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총 8억9000만원, 전직 중앙일보 기자가 2019년 4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총 2억100만원이다. 중앙일보 기자는 일부 공소시효가 지나 1억 300만원만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기사를 왜곡했는지 정황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한겨레는 외부 전문가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50여일 동안 조사한 결과, 대장동 관련 기사에 직간접적으로 끼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난해 2월 발표했다.
검찰은 김씨와 전직 기자 2명 모두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전직 기자들은 김씨와 친분이 있어 업무와 무관하게 빌린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자율이 시중은행보다 낮았다면 셈법에 따라 한 번에 100만 원 넘는 이익을 제공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받아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으로 불린 유력 인사 6명 중 언론인인 홍선근 회장도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의 언론사 선배인 홍 회장은 2020년 1월 50억원을 빌렸고 이후 원금만 갚았다. 검찰은 홍 회장이 이자 1454만원의 이익을 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