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6% 인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이 결렬된 한겨레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지 투표에 부친 결과 70% 넘게 찬성해 가결됐다. 쟁의행위를 하려면 조정을 거쳐야 해 곧장 파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노조는 찬성률을 바탕으로 사측과 다시 협상할 계획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가 4일부터 이틀 동안 조합원들을 상대로 파업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313명 중 절반이 넘는 225명이 찬성해 찬성률 71.9%를 기록했다. 최종 협상 타결 전 기본급 3% 인상을 제안한 사측 안대로 일단 소급분을 먼저 받는 안도 53% 찬성률로 가결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투표의 참여율은 77.1%였다.
앞서 노조는 사측이 기본급 6% 인상안을 거부하자 2일 서울시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긴급총회를 열고 쟁의행위 여부를 찬반투표에 부치기로 의결했다. 사측은 임원의 임금을 4개월 동안 20% 반납하고 직원들의 기본급은 3% 인상하는 수정안을 제시했었다.
투표 가결로 노조가 곧장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파업투표는 미리 하더라도 노동법에 따라 파업 전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후 조정까지 결렬되면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투표가 끝난 뒤 성명을 내고 “‘적자만 피해 보자’는 식의 안이한 경영 태도야말로 한겨레 위기의 진짜 시발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위기를 극복할 근본대책 없이 임금 등 비용을 줄이고 구성원들 희생만 키워가는 ‘최우성식 경영’에 퇴장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한겨레의 보도 위상과 영향력이 나빠졌다며 최우성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해 왔다.
노조는 또 사측이 임금과 콘텐츠 문제가 마치 별개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적정 임금과 안정적 근로조건에서 구성원들의 근로의욕이 높아지고 창의성과 자발성이 고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에서 파업투표는 이번이 두 번째다. 1997년 5월 파업투표에서 84.3%가 쟁의행위에 찬성했지만 직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실제로 파업을 하지는 않았다. 이번 투표로 파업까지 가게 되면 첫 파업이 된다.